브라질 없는 월드컵은 상상이 안 가는데...월드컵 예선 첫 3연패→6위 추락
[포포투=가동민]
어쩌면 브라질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브라질은 22일 오전 9시 58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이스타지우 마라카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6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배했다.
홈팀 브라질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가브리엘 제수스가 위치했고 2선에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호드리구, 하피냐가 나왔다. 중원은 브루노 기마랑이스, 안드레로 구성했다. 포백은 카를루스 아우구스토,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마르퀴뇨스, 에메르송 로얄이 책임졌고 골문은 알리송 베커가 지켰다.
이에 맞선 원정팀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투톱에 리오넬 메시, 훌리안 알바레스가 위치했다. 미드필드엔 지오반니 로 셀소,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 엔조 페르난데스, 로드리고 데 파울이 출격했다. 수비는 마르쿠스 아쿠냐, 니콜라스 오타멘디, 크리스티안 로메로, 나우엘 몰리나가 맡았고 골키퍼 장갑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꼈다.
경기 초반부터 거친 양상이었다. 전반 5분 데 파울이 제수스의 공을 뺏는 과정에서 밟을 밝아 축구화가 벗겨졌다. 이 과정에서 제수스가 데 파울을 뿌리치면서 얼굴을 가격했고 옐로카드를 받았다. 데 파울은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과격한 파울이 계속됐다. 전반 14분 하피냐가 데 파울의 드리블을 막으면서 얼굴을 가격했다. 전반 17분엔 데 파울이 기마랑이스를 강하게 밀치며 파울이 선언됐다.
과열된 분위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전반 19분 하피냐가 맥 알리스터의 발을 걷어찼다. 하피냐는 이미 경고가 있었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추가 경고를 요구했다. 하지만 주심은 경고 없이 지나갔다.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거친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렇다 할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골문까지 진입하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또 다시 옐로카드가 나왔다. 전반 33분 아우구스토가 로 셀소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강하게 밀었고 주심은 경고를 꺼내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브라질이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전반 38분 하피냐가 프리킥으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39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마르퀴뇨스가 코너킥을 헤더로 마무리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브라질의 공격이 계속됐다. 전반 44분 마르티넬리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로메로가 몸으로 막았다.
아르헨티나는 별다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메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타구니 부위가 불편한 듯 여러 번 의료진의 처치를 받았다. 메시가 고립되면서 활약하지 못했고 아르헨티나 공격의 파괴력이 줄어들었다. 결국 전반은 득점 없이 0-0으로 종료됐다.
후반 초반 양 팀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후반 1분 맥 알리스터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날렸지만 무산됐다. 브라질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4분 기마랑이스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브라질은 후반에도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9분 하피냐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약했다. 후반 13분에는 마르티넬리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마르티네스가 선방했다.
오히려 먼저 앞서나간 건 아르헨티나였다. 후반 18분 로 셀소의 코너킥을 오타멘디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이 필요했던 브라질이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27분 하피냐를 대신해 엔드릭을 투입했다. 아르헨티나도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32분 메시와 알바레스가 나오고 앙헬 디 마리아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들어갔다.
브라질에 변수가 생겼다. 후반 34분 교체 투입된 조엘링턴이 데 파울과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데 파울의 얼굴 부위를 가격했다. 주심은 지체하지 않고 레드카드를 꺼내들었고 조엘링턴은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브라질은 수적 열세에 빠졌고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경기는 브라질의 0-1 패배로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가 과열된 이유가 있었다. 경기 전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브라질 팬들과 아르헨티나 패들이 충돌했다. 이를 제지하기 위해 경찰까지 나섰고 아르헨티나 팬들은 브라질 경찰에게 이물질을 던졌다. 브라질 경찰은 아르헨티나 팬들에게 곤봉을 휘두르며 위협했다.
양 팀 주장인 메시와 마르퀴뇨스를 비롯해 선수들이 관중석으로 다가가 팬들을 말렸으나 흥분된 상황은 가라앉지 않았다. 피를 흘리며 실려 나가는 팬도 있었다. 더 많은 경찰들이 동원됐고 이후 상황이 정리됐다. 결국 경기는 지연됐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갔고 브라질 선수들만 그라운드에 남았다. 이후 경기 감독관과 각 대표팀 책임자의 대화 끝에 경기가 시작됐다.
최근 브라질의 흐름이 좋지 않다. 핵심 자원인 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브라질의 공격의 파괴력이 줄어들었다. 브라질은 우루과이전(0-2 패배), 콜롬비아전(1-2 패배)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패배하면서 월드컵 지역 예선 3연패가 됐다. 브라질 축구 역사상 월드컵 예선에서 3연패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홈 무패 기록도 깨졌다. 브라질은 월드컵 예선 홈경기에서 51승 13무 0패를 기록하며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하며 64경기 홈경기 무패 기록을 마감했다. 브라질은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6위까지 떨어졌다.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다. 1930년 열린 1회 월드컵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다. 과거부터 펠레가 활약했던 시절, 그리고 최근 월드컵까지도 항상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그도 그럴 것이 브라질은 5회 우승으로 월드컵 최다 우승 국가다. 준우승도 2번이나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엔 월드컵 우승과 인연이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뒤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이후 최고 성적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록한 4강이다. 당시 브라질은 4강에서 독일에 1-7로 패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에 패하며 8강에서 대회를 마쳤다. 브라질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월드컵 우승을 커녕 월드컵 진출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행인 건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이 늘어났다. 기존에 32개국이 참가하던 월드컵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출전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됐다. 그러면서 당연히 진출 티켓도 증가했다. 남미는 본선 직행 6장에 플레이오프 1장, 유럽은 본선 직행 16장, 아시아는 본선 직행 8장에 플레이오프 1장, 아프리카는 본선 직행 9장에 플레이오프 1장, 북중미카리브는 본선 직행 6장에 플레이오프 2장, 오세아니아는 본선 직행 1장에 플레이오프 1장이 배정됐다.
남미 예선은 별도의 조 편성 없이 10개 나라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6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7위는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아직까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권에 있지만 7위 파라과이와 승점 5점차다.
브라질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남미 라이벌 국가들은 순항 중에 있다. 아르헨티나는 5승 1패(승점 15점)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우루과이는 4승 1무 1패(승점 13점)로 2위에 위치해 있다. 콜롬비아는 3승 3무(승점 12점)를 거두며 무패 행진 중이다. 공교롭게도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콜롬비아에 모두 패배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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