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후 수요 늘었지만 서울 법인택시 손실 오히려 커져

서울연구원 분석…원가 오르며 2021년보다 적자 6만7천원→10만원
"택시대란 줄이려면 수입증대 효과 기사에게 가야…가이드라인 필요"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서울 시내 택시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는데도 법인택시 1대당 손실 폭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서울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서울 택시 운송수지 분석' 연구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법인택시 1대당 하루 운송수입금(2교대 기준·부가가치세 포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7만6천965원에서 2020년 36만7천307만원으로 감소했다.

운송 수입뿐만 아니라 주행과 영업 거리, 결제 건수 등 택시 영업환경을 보여주는 모든 지표의 실적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악화했다.

하지만 2021년 37만7천616원으로 약간의 회복세를 보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인 지난해 5∼6월 수치가 포함된 2022년 1∼6월 운송수입금은 39만9천857원으로 유의미하게 올랐다.

보고서는 "2022년 5월과 6월의 운송수입금 평균은 41만원을 웃돌아 일상회복 조치 이후 택시 운송수입금 증가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늘어난 운송수입금만큼 택시 기사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들었을지 분석하기 위해 택시를 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인 적정 운송원가를 산출했다.

2021년 산출된 비용을 토대로 법인택시 1대당 추정한 올해 적정 운송원가는 46만3천989원이다. 운송원가는 운전직 인건비·유류비 등 가동비와 정비직과 관리직 인건비·보험료·유지비 등 보유비를 합한 비용이다.

2023년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법인택시 1대당 하루 운송수입금이 36만3천506원인 점을 고려하면 매일 1대당 10만483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2021년 운송수지(운송수입-운송원가)인 -6만6천879원보다 적자 폭이 3만원 넘게 확대됐다.

운송수입에서 운송원가를 나눈 운송수지율은 2021년 83.7%에서 2023년 78.3%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올해 적정 운송원가를 보전하려면 운송수입금을 27.6%(운송수지/운송수입) 증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서울시가 중형 택시 기본요금을 지난 2월1일부로 3천800원에서 4천800원으로 올린 만큼 운송수지는 분석치보다 개선될 수도 있다.

보고서는 "이런 효과가 운수종사자의 소득 증가로 확실하게 파급돼야 공급이 늘고 '택시대란'도 완화될 것"이라면서 "합리적인 성과급 배분 기준을 마련하고 실영업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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