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괴물' 예리하고 따뜻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단절의 상처 보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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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숨어 있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당연히 진실의 편에 서 있다고 자신하곤 한다.
그 경솔한 자만 역시 폭력이라고, 결국 괴물은 우리였다고 말하는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이다.
그간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여러 사회적인 병폐를 폭로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에도 무거운 이슈들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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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진실은 숨어 있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당연히 진실의 편에 서 있다고 자신하곤 한다. 그 경솔한 자만 역시 폭력이라고, 결국 괴물은 우리였다고 말하는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이다.
영화는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화재사건과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 사오리는 학교를 찾아가 상담을 받지만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이 가운데 사오리는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한다.
'괴물'은 크게 총 3장으로 나뉘어 전개되는 영화다. 같은 시간대에 일어난 일을 엄마 사오리부터 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그리고 아이들까지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들은 서로의 행동을 이해 못하지만, 들여다보면 각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사오리는 최근 부쩍 이상한 질문을 하는 아들 미나토가 걱정스럽고 그런 사오리에게 항의를 받는 담임 교사 호리는 오해를 풀고 싶어 한다. 같은 반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요리, 미나토에게도 어른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세 가지 시선으로 같은 사건을 반복해 보여주는 방식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괴물'은 끊임없이 관객의 뒤통수를 치고 '떡밥'을 회수하면서 매번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보는 듯한 신선도를 유지한다.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힘이다.
이야기의 한 가운데에 놓인 소재들은 가볍지만은 않다. 그간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여러 사회적인 병폐를 폭로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에도 무거운 이슈들을 다룬다. 성소수자, 아동학대, 학교폭력 등 여러 이유로 사회와 단절되고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의 얼굴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무의식적인 편견은 더 잔인하다. 악의 없이 던진 한마디가 어린 마음에 비수가 돼 꽂히는 비극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그럼에도 '괴물'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태풍이 지나가면 소년들은 서로에게서 위안을 구하고 동시에 스스로를 구원할 것이다. 둘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을 향한 응원이기도 하다. 캐릭터에 완벽히 밀착한 안도 사쿠라의 호연과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등 아역들의 맑은 눈빛이 가슴에 오래 남는다.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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