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너희들 가족이 우리 경찰한테 맞았다고?" 브라질 캡틴·前 PSG 동료도 안절부절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충격에 빠진 리오넬 메시(36·아르헨티나)를 달래준 건 옛 파리 생제르맹(PSG) 동료 마르퀴뇨스(29·브라질)였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6차전을 치렀다. 원정팀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이겨 남미 예선 1위에 올랐다. 브라질은 3연패에 빠져 6위로 내려앉았다.
킥오프 직전 관중석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아르헨티나 원정팬 주변에 있던 브라질 경찰들이 아르헨티나 관중들을 곤봉으로 진압했다. 이들은 곤봉을 거칠게 휘두르며 아르헨티나 팬들을 폭행했다. 일부 팬들은 머리에 곤봉을 맞고 피를 흘렸다. 2명이 들것에 실려 후송됐다. 이 자리에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의 가족도 있었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메시와 아르헨티나 선수 전원이 관중석 앞으로 달려가 경찰을 제지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는 직접 관중석 난간에 매달려 경찰의 곤봉을 빼앗으려 했다. 그럼에도 사태는 잠잠해지지 않았다.
결국 메시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모두 데리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난폭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할 수 없다는 항의 표시였다. 메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약 10분이 지난 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들어와 경기를 치렀다. 후반 18분에 터진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헤더골에 힘입어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메시는 ‘TyC 스포츠’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며 “우리 선수 가족들이 그곳에 있었다. 관중석 소요 사태가 신경 쓰여서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라커룸으로 들어간 건 소요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관중석 아래 그라운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 팬들이 브라질 경찰에게 맞는 걸 보고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또한 “최근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브라질 경찰의 과잉진압 행위가 있었다. 브라질은 축구보다 진압 행위에 더 신경 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23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은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와 플루미넨세(브라질)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경기는 이달 5일 브라질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렸다. 결승전을 앞두고 인근 해변가에서 보카 주니어스 팬들이 응원전을 열었으나, 브라질 현지 경찰이 몰려들어 이들을 강경 진압했다. 일부는 총구를 겨누며 겁을 줬다.
브라질 주장 마르퀴뇨스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 인터뷰를 통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정말 무서운 상황이었다”면서 “메시와 이야기하며 일부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가족이 해당 관중석게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성난 경찰과 관중들을 진정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마르퀴뇨스는 지난 2시즌 동안 메시와 함께 PSG에서 맹활약한 수비수다. 메시는 PSG를 떠나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했으나, 마르퀴뇨스는 여전히 PSG 주장으로 뛰고 있다. 이강인,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등으로 구성된 PSG 선수단에서 강인한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단을 휘어잡는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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