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패착…'레전드 짐승' 은퇴 하든 말든,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SSG 랜더스가 크게 당황했다.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레전드인 김강민(41)과 결별하는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김강민은 22일 비공개로 진행된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SSG는 한화의 선택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SSG는 올 시즌 뒤 김강민과 은퇴를 논의하면서 지도자 연수 프로그램 제공 등을 고민하고 있었다. 은퇴가 유력하다 생각했으니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김강민은 2차 드래프트 지명 대상 선수가 됐고, 한화는 정당하게 지명권을 써서 김강민을 영입했다.
2차 드래프트로 이적 가능성이 0%는 아니라고 가정하면 SSG는 김강민과 더 빠르게 은퇴 관련 논의를 매듭지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일 일은 없었을 것이다.
SSG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 직후 "김강민은 구단과 은퇴를 이야기하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2차드래프트로 한화에 가는 상황이 돼서 우리도 당황스럽다. 은퇴를 논의 중이기도 했고, 구단이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상황이라 김강민을 보호선수로 묶을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손혁 한화 단장의 생각은 SSG와 달랐다. 손 단장은 김강민이 아직 선수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올 시즌 8~10위팀에만 주어지는 추가 지명권을 썼다. 10개 구단은 동일하게 3라운드까지 지명하고, 하위 3개 팀은 추가로 2명까지 뽑을 수 있어 5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한다. 한화는 4라운드 이하 양도금 1억원을 SSG에 내줄 각오로 김강민을 뽑았다.
손 단장은 "김강민은 그냥 우리팀만 생각해서 지명했다. 성적과 미래를 같이 볼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성적으로 당장 은퇴하긴 아쉽다는 생각이 있다. 대수비나 대주자, 대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니폼을 벗는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선수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다. 불혹인 김강민도 유니폼을 쉽게 내려놓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손 단장이 이토록 러브콜을 보낸다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손 단장은 "김강민은 내가 SK에서 투수코치로 지낼 때 좋은 선수이자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선수가 능력이 되면 오래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다. 김강민을 잘 설득해 보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어쨌든 이런 복잡한 상황을 자초한 것은 SSG다. 김강민이 은퇴를 결정하든 안 하든 모양새가 이상해진 것은 분명하다. 김강민이 이달 말 한화 보류선수로 묶이기 전까지 SSG가 상황을 수습하지 못하면 김강민은 은퇴를 해도 한화 선수로 유니폼을 벗게 된다.
김강민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8순위로 입단해 올해까지 22년을 오직 인천에서만 뛰었다. 과거 SK 왕조 시절의 주역이었고, 빼어난 수비력에 '짐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평생을 뛰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919경기, 타율 0.274(5364타수 1470안타), 138홈런, 209도루, 674타점, 805득점이다. SSG의 레전드로 KBO리그 역사에 남을 발자취를 충분히 남겼다. 프랜차이즈 스타와 아름다운 이별을 잘 준비하는 것도 구단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몫이다. 한화와 이런 복잡한 상황을 만든 자체가 SSG의 패착이다.
결국 선수단 내부에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SSG 베테랑 에이스 김광현은 김강민과 포옹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가요 형. 아 오늘은 진짜 춥네"라는 글을 남겼다. 최고참 선수의 마지막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구단을 향한 쓴소리였다.
SSG는 김강민을 포함해 2차 드래프트로 선수 4명을 잃었다. 4년 42억원에 FA로 영입했던 거포 최주환마저 묶지 않았다. 최주환은 이번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내야수 최항은 롯데 자이언츠에 3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투수 조성훈은 키움에 4라운드로 지명됐다. 세대교체와 샐러리캡 여유 부족 등의 이유로 베테랑들을 대거 묶지 않은 결과였다.
이제는 김강민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중요해졌다. SSG도 한화도 서로 김강민과 대화를 나눠보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끝을 제안하는 SSG의 손을 잡을지,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는 한화의 손을 잡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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