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얕봤다…"SMIC, 5nm 칩도 양산 가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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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7nm(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 칩을 대량 생산하진 못할 것이란 미 상무부의 분석과 달리 SMIC가 현재 운영 중인 장비 만으로 5nm 칩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SMIC가 수년간에 걸친 미국 제재 속에서도 중국의 비밀 무기로 부상한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더글러스 풀러 부교수는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SMIC에 대해 훨씬 더 강경해지는 것 외엔 별로 없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중 제재 정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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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램프의 요정 지니가 병 밖으로 나온 격",
10년 넘는 제재도 무용지물…美 규제고삐 더 죌 듯
"미국은 중국을 얕봤다."(번 J. 린 전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부사장)
중국이 7nm(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 칩을 대량 생산하진 못할 것이란 미 상무부의 분석과 달리 SMIC가 현재 운영 중인 장비 만으로 5nm 칩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대중 제재를 보다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묘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SMIC가 이미 수년 동안 칩 제조 장비를 비축해뒀고 네덜란드 ASML사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도 재고를 확보해뒀다. SMIC는 ASML의 장비로 화웨이에 공급한 칩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더 강력한 5nm 칩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 장관은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 출시 이후 중국이 "대규모로" 정교한 칩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린 전 부사장은 "미국이 (중국의) 그 능력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싱크탱크 '새로운 책임 재단'(Stiftung Neue Verantwortung)의 기술지정학 담당 이사 얀-피터 클라인하우스도 "(램프의 요정 속) 지니가 병에서 나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SMIC가 수년간에 걸친 미국 제재 속에서도 중국의 비밀 무기로 부상한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SMIC는 10년 넘게 미국의 규제를 받아왔고 2020년에는 중국 군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지정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국산 장비 및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에 대해 광범위한 통제권을 행사하지만 특정한 경우 SMIC 공급사에 라이선스를 계속 발급해줬다.
미국 의원들과 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긴장이 고조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바이든 정부가 대중 제재를 더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더글러스 풀러 부교수는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SMIC에 대해 훨씬 더 강경해지는 것 외엔 별로 없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중 제재 정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인공지능 모델과 클라우드 컴퓨팅부터 드론, 탱크, 미사일 등 군사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산업의 근간이다. 중국 현지 투자자들과 SMIC는 축포를 들고 있다. 지난 8월 말 메이트60 프로가 출시된 후 SMIC 주가는 22% 상승해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 중 세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SMIC는 중국에서 태어나 대만에서 성장한 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20년을 근무한 리차드 창이 20여 년 전에 설립했다. 창은 상하이 동부 척박한 땅에 회사를 세웠고 설립 초기부터 중국에서 토지 및 세금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이후 화홍반도체 등 현지 라이벌을 제치고, 중국 최고의 반도체 제조사가 됐다.
SMIC는 설립 초기부터 미국의 표적이 됐다. 2005년 미국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경쟁할 것을 우려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로부터 10억달러 상당의 칩 제조 장비를 사들이려던 SMIC를 저지했다. 같은 해 대만은 SMIC 설립 당시의 투자법 위반을 문제삼아 창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2009년 캘리포니아 법원은 SMIC가 TSMC의 영업 비밀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SMIC는 베이징은 물론 선전 같은 신흥도시와 협력해 전국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대만 TSMC와 계약 경쟁을 벌였다. 사업 확장을 감독할 대만인 임원과 엔지니어도 적극 고용했다. 설립자인 창의 현지 인맥을 통해 퀄컴과 브로드컴 등 유명 고객사를 확보했고, 중국 정부의 반도체 투자펀드인 '빅펀드'와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투자도 받았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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