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제2의 핵폭탄? '인공지능 vs 인류' 전쟁 시작됐나
인공지능 위험성에 대한 노선투쟁 반영돼
'개발 가속화+수익화' vs '위험 통제 필요'
핵폭탄급 인공지능, "개발 멈추자" 제안도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지난 며칠 사이 뜨거웠던 챗GPT 개발사, 오픈 AI 소식이네요.
◆ 조석영>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서 CEO가 해고됐다, 복귀한다 등의 뉴스가 나오면서 떠들썩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게 쉽게 말해 없는 걸 만들어주는 인공지능인데 챗GPT는 텍스트 기반으로, 대화를 나누듯이 '~한 걸 써줘'라고 하면 써주는 인공지능이죠.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이용률이 굉장히 높아요. 또 최근엔 여행 가는 사람 80%가 앞으로 챗GPT를 쓸 거라는 조사결과도 있었고요.
◇ 채선아> 저도 종종 쓰거든요. 요약이 필요할 때라든가 아이디어를 얻을 때 유용해요.
◆ 조석영> 대단하다는 얘기는 계속 나오는데요. 이 챗GPT를 개발한 회사가 오픈AI라는 곳인데 공동창업자이자 핵심 개발자인 샘 올트먼이 지난 주말 해고된다는 기사가 나와서 굉장히 떠들썩했죠.
◆ 신혜림> 이 소식이 나왔을 시점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떨어졌죠.
◆ 조석영>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나오느냐.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비영리법인, 즉 돈 버는 걸 지향하지 않는 조직인데요.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산하에 오픈AI 글로벌이라는 영리법인을 만들었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오픈AI 글로벌에 투자를 제일 많이 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오픈AI의 CEO인 샘 올트먼이 해고될 때 마이크로소프트도 직전까지 몰랐다고 해요. 그러니까 당시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확 떨어진 거죠.
◇ 채선아> 그 정도로 샘 올트먼이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건데 어쩌다 해고 사태까지 겪은 건가요?
◆ 조석영> 이게 한 기업의 CEO가 해고됐다, 복귀한다의 문제를 떠나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사건인데요. 오픈AI라는 인공지능 개발 세계 1등 기업 안에서 일종의 노선 투쟁이 있었던 거예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인공지능 기술의 위험성을 제어하는데 자원을 쓰면서 공익에 기여할 것이냐, 아니면 인공지능 개발에 속도를 내고 돈도 벌 것이냐의 논쟁입니다. 2015년에 오픈AI가 설립될 때 인공지능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부러 비영리법인으로 출범했거든요. 그 뒤로 8년이 지났잖아요.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려면 돈이 들어가니까 CEO인 샘 올트먼 입장에서는 AI를 통한 수익화를 추구하게 된 건데 오픈AI 안에는 이런 방향성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거죠.
대표적으로 일리야 수츠케버라는 오픈AI의 수석과학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인공지능의 대부라고 불리는 제프리 힌턴이라는 사람의 제자예요. 제프리 힌턴이 지난 5월, 구글에서 퇴사하면서 "내가 수십 년 동안 인공지능 연구를 한 걸 후회한다. 푸틴처럼 사악한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유권자들을 조종하려고 시도한다"고 얘기했습니다.
◇ 채선아> 인공지능 기술이 나쁜 사람들 손에 들어가면 너무 무서운 무기가 되기 때문에 후회한다는 거네요.
◆ 조석영> 마치 핵폭탄 같은 거죠.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가짜 이미지가 세계를 속인 적 있어요. 지난 5월에 미국 국방부 펜타곤이 불타고 있는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주식시장이 흔들렸거든요. 그리고 전쟁으로 들어가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인간은 차마 윤리적으로 내리기 힘든 결정을 인공지능이 내려서 인도주의적으로 문제가 있는 전쟁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요.
◆ 신혜림> 일리야 수츠케버는 그런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더 주목한 사람인가 보네요.
◆ 조석영> 맞습니다. 수츠케버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통제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급선무라고 주장해왔어요. 인공지능을 제어하는 능력을 인류가,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하고 그걸 발전시키는 게 인공지능 자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수익화를 추구하는 것보다 우선이라는 거죠.
◆ 신혜림> 실제로 인공지능 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 멈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었잖아요.
◆ 조석영>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등등이 그런 주장에 동참했죠. 정리하자면 오픈AI에서 벌어진 샘 올트먼의 해고와 복귀 사태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면서 그 위험성을 관리할 것이냐, 아니면 더 빨리 개발하고 그 과정을 통한 수익을 추구할 것이냐의 노선 투쟁이었다는 겁니다.
◇ 채선아>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용될 것인가의 질문이 떠오르는데 단지 한 테크기 업에서 누가 해고됐다 아니다를 떠나서 인류와 인공지능의 전쟁 같은 그림이 그려지네요.
◆ 조석영> 인류는 과연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관련이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뉴스가 많이 나온 거죠. 이게 오픈AI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태빌리티AI라고 이미지나 오디오 생성 인공지능을 개발한 회사가 있는데요. 이 회사의 오디오부문 사장인 에드 뉴턴렉스라는 사람이 자사의 저작권 활용 방침에 반발하면서 퇴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스태빌리티 AI라는 회사는 온라인에 공개된 작품을 인공지능이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게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에드 뉴턴렉스는 작곡가거든요. 자기가 창작자 출신인 거죠.
◆ 신혜림> 그럼 회사의 방침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겠네요. 예전에 네이버 웹툰에서 '인공지능 웹툰을 반대합니다'라는 캠페인이 있었던 게 생각나네요.
◆ 조석영> 웹툰 작가나 일러스트 작가들이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로 기업이 수익을 내는 것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했죠. 인공지능이 그 작가들의 이미지를 통해 학습한 걸 활용한다고 해도 저작권료 같은 게 지급되지 않잖아요.
◇ 채선아> 내가 그린 그림의 이미지를 먹고 인공지능이 발달하는 건데, 그에 대한 보상이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 조석영>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둘러싼 논쟁에 불이 지펴졌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따라 어떤 직업이 사라질 것인지 보고서를 내기도 했고, 미국에선 할리우드 배우 파업이 끝나면서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배우의 활용이 가능해졌거든요. 여러모로 인공지능과 인류의 공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됐습니다.
◇ 채선아>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대에 인류가 던져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이슈였습니다. 여기까지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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