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슨도 위력적이지만…” 전희철 감독의 경계 대상 1호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초반 화두는 단연 DB다. KBL 출범 후 개막 14경기에서 13승을 따낸 역대 최초의 팀으로 이름을 올리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14경기만 치렀는데도 2위 안양 정관장과의 승차는 3.5경기에 달한다.
SK 역시 안영준이 복귀하는 등 완전체 전력을 가동, 3연승을 질주하며 3위로 올라섰으나 도전자의 입장이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 76-106으로 완패했던 SK는 오는 24일 홈에서 DB를 상대로 설욕을 노린다.
디드릭 로슨을 앞세운 DB의 시즌 초반 행보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평균 94.4점을 퍼부으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위 부산 KCC(84.9점)와의 격차는 약 10점에 달한다. 2점슛 성공률(59.4%), 3점슛 성공률(39.7%)뿐만 아니라 자유투 성공률(81%)도 1위다.
리바운드는 5위(36.6리바운드)에 불과하지만, 속공 1위(6개)에 오르는 등 공수 전환이 빠른 데다 3점슛까지 정교해 완승을 거듭해왔다. DB가 승리한 13경기 득실점 마진은 15.7점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너무 잘한다.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시즌 초반에는 팀 기록이 180(야투 50%, 3점슛 40%, 자유투 90% 이상)에 근접한 적도 있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의 경계 대상 1호는 이선 알바노였다. “로슨도 위력적이지만, 알바노가 진짜 많이 늘었다. 로슨에겐 워니가 대등하게 맞선다 해도 알바노는 어떻게 막아야 할지 고민된다. 원래 기술이 좋은 선수였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스피드가 차원이 달라졌다. 알바노도, 저스틴 구탕(LG)도 국내에서 오프시즌 훈련을 같이 한 게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전희철 감독의 말이다.
전희철 감독은 “요새 DB를 보면 헤인즈 처음 왔을 때 우리 팀이 생각난다. 신나게 달리고, 주축들을 돕는 롤플레이어들의 역할도 명확하다. 15점 차 정도는 쉽게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올 시즌은 팀별로 색깔이 명확해서 어떤 부분을 공략해야 하는지 계산이 서는데 DB는 갖고 있는 색깔이 다양하고 강하다. 그래서 어렵다”라고 견해를 남겼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 완패했지만, SK는 천군만마가 가세한 가운데 설욕을 노린다. 안영준이 가세, SK가 구사할 수 있는 옵션도 다양해졌다. 실제 SK는 안영준 전역 후 첫 경기였던 18일 수원 KT전에서 102-87 완승을 거뒀다.
속공 7개를 만든 가운데 김선형, 오세근이 더블더블을 작성하는 등 올 시즌 처음으로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다. 안영준도 3점슛 4개 포함 16점으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심어줬다. 20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1쿼터에 3개의 파울을 범해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DB에 맞서는 SK로선 큰 힘이 되는 자원이 분명하다.
전희철 감독은 “(안)영준이가 20~30점을 올리는 건 아니지만, 선수들이 공격할 때 공간이 넓어진다. (오)재현이를 투입하면 상대가 새깅을 써서 빅맨들이나 (김)선형이의 길이 막히는 부분이 해소된다. 공격에서도 (성공 확률이)50대50이면 대부분 안정성을 위해 일단 세워놓고 공격하지만, 영준이는 바로 공격을 시도해서 확률을 70~80%까지 올린다. 우리 팀이 쓸 카드가 많아진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은 이어 “쉽지 않은 승부가 되겠지만, DB를 상대로 재밌는 경기를 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DB는 시즌 개막 후 원정에서 열린 7경기 모두 승리했다. KBL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DB에 앞서 6개 팀이 개막 원정 6연승까지만 기록한 바 있다. SK는 신기록에 이어 역대 공동 10위인 원정 8연승을 노리는 DB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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