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올해 코스피 마지막 상장 도전 DS단석… 금감원 ‘현미경 심사’ 변수
12월 14~15일 일반 청약…연내 상장 목표
희망 공모가 범위 7만9000~8만9000원
상장 후 시가총액 최대 5217억원 예상
금감원 심사, 연내 상장 핵심 변수로
바이오디젤 제조·배터리 재활용 등을 전문으로 하는 자원 순환 기업 DS단석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절차를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연내 상장을 목표한 올해 코스피 신규 상장 5번째 주자로, 증권신고서 제출 20일 후인 내달 5일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시작일로 정하는 등 일정을 앞당겼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들은 통상 증권신고서 제출 후 약 30일 이후를 수요예측 기간으로 잡았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절차를 고려한 조치다. 다만 DS단석은 최근 상장 기업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좋은 만큼 연내 상장을 진행, 올해 마지막 코스피 신규 상장사가 된다는 목표다.
업종이 IPO업계에서 선호하는 업종이라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최근 변수가 생겼다. 바로 ‘파두 사태’다. DS단석 상장을 추진하는 팀은 파두 상장을 진행했던 바로 그 팀이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 현미경 심사가 뒤따르고, 이 때문에 공모가를 더 낮추거나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DS단석은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유가증권시장 입성 방침을 정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9000~8만9000원으로, 구주매출과 신주를 포함해 총 122만주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공모 금액은 964억~1086억원,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631억~5217억원이다.
상장 주관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내달 5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4~15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예정했다. 일반 청약 후 환불, 한국거래소의 분산 요건 확인 등에 일주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12월 마지막 주에는 상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DS단석의 발 빠른 상장 추진은 최근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주의 주가 흐름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더라도 이들이 상장하자마자 우상향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가령 코스피 신규 상장 4번째 주자였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만 해도 수요예측 부진을 겪으며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에 확정하고, 공모 주식 수도 줄였다. 하지만 상장 이후 개인 매수세가 몰리며 급등을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에코아이도 일반 청약 경쟁률이 20대 1에도 못 마쳤지만, 2일 연속 급등했다.
연내 상장은 DS단석은 물론 상장을 대표 주관하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에도 절실한 일로 꼽힌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공모 규모 5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 중심이었던 탓에 DS단석의 상장은 이들 주관사의 실적 개선에도 유리하다. DS단석의 공모 규모는 최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DS단석의 IPO 흥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965년 노벨산업으로 시작해 폴리염화비닐(PVC) 안정제를 주로 만들던 DS단석이 폐식용유를 활용하는 자원순환 바이오디젤 사업으로 진출하며 빠른 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DS단석은 국내 바이오디젤 수출의 71%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 됐다.
기업가치 산정도 시장 친화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바이오에너지, 배터리리사이클, 플라스틱리사이클 등 DS단석의 주요 사업을 부문별로 분리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바이오에너지 사업은 애경케미칼·제이씨케미칼을, 배터리리사이클 부문은 고려아연과 영풍을 유사 회사로 삼는 식이다.
상장된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이 인정받는 시장 기업가치를 사업 부문별로 구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3분기까지의 사업 부문별 순이익을 연환산한 후 바이오에너지에는 유사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 9.81배를, 배터리리사이클에는 PER 15.54배를, 플라스틱리사이클에는 8.17배를 적용해 이를 더했다.
이렇게 산출된 기업가치는 6152억원이다. 여기에 상장 후 주식 수 586만1404주를 적용한 주당 평가가액은 10만4953원으로, 24.73%~15.2%의 할인을 더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했다. 총 122만주(신주 80만주, 구주매출 42만주)를 모집한다는 방침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4631억~5217억원이 될 전망이다.
DS단석은 지난 7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서 이미 주당 7만9029원으로 신주를 발행, 4000억원대 몸값을 인정받았다. DS단석이 LIB(리튬이온전지)리사이클링 공장 착공에 나서며 2차전지 사업 진출을 가시화한 상태로, 공모자금은 재무 건전성 제고 및 사업부별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쓴다는 계획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며 불거진 구주매출이 일부 위험 요소로 꼽히지만, DS단석은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최대 주주의 의무보유를 포함 프리IPO 당시 투자한 기관의 물량의 유통이 모두 제한되면서 상장 후 유통물량은 24% 수준에 그친다.
공모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구주매출 물량이 42만주로 전체 공모 주식 수의 34%를 넘어서는 점을 고려하면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에 적용한 할인율 15%는 조금 아쉽다”면서도 “하단 기준으로는 프리IPO 당시의 몸값과 큰 차이가 없어 흥행 가능성은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금감원이다. 금감원이 올해 상장 심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단 방안을 내놨지만, ‘파두 사태’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더 많은 정보를 증권신고서에 담도록 요구할 경우 DS단석의 연내 상장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증권신고서 정정 시 효력 발생은 15일 미뤄진다.
특히 DS단석의 상장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 ECM3부는 코스닥 시장 상장 3개월 만에 실적 부진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한 파두의 상장을 주관했던 팀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DS단석은 미래 추정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진 않았지만, 깐깐한 심사를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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