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독일대사 "中편중 경제관계 재정립…한독시장 서로 활용해야"

김지연 2023. 1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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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세요. 개방된 세계 경제에서 우린 항상 취약하고 자생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더 많은 바구니에 계란을 나누면 됩니다."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독일대사는 지난 21일 성북동 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올해 수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과 독일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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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이 곧 안보리스크…기후변화 의제서 韓과 협력"
독일의 유엔사 참여 문제에 "매우 신중히 살펴봐야"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가 21일 서울 성북구 주한독일 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23

(서울=연합뉴스) 김승연 김지연 기자 =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세요. 개방된 세계 경제에서 우린 항상 취약하고 자생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더 많은 바구니에 계란을 나누면 됩니다."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독일대사는 지난 21일 성북동 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올해 수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과 독일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슈미트 대사는 반목하는 미중조차 서로 경제적으로 결부돼있고 한국과 독일도 중국과 경제적으로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대안으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방침을 언급했다.

디리스킹은 공급망을 분리하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는 다른 개념으로, 올 상반기 재닛 옐런 재무장관 등 미 정부 고위 인사들이 대중 정책 기조로 언급하면서 급격히 부상했다.

슈미트 대사는 "경제적 관계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균형을 만들 수 있다"며 한국과 독일이 경제적인 면에서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독일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활용하거나 제3국에서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독일과 유럽연합(EU)이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슈미트 대사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과 협력을 한층 다질 분야로 '기후변화' 의제를 손꼽았다.

그는 2020년 독일이 내놓은 인·태 전략에서는 "지속가능성이 곧 안보 리스크로 정의된다"며 "기후변화가 우리 삶의 방식을 위협하게 된다면 이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마찬가지로 인·태 전략을 내놓은 한국과 협력할 잠재력이 크다며, 일례로 한국과 독일이 기후변화에 취약한 태평양 도서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라는 점을 짚었다.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가 21일 서울 성북구 주한독일 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23

그는 북한 문제에서도 양국이 협력할 공간이 크다고 봤다.

슈미트 대사는 현재 통신선조차 단절된 남북 관계에 대해 "매우, 매우 어렵다"고 인정하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개방된 통신채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도 마찬가지로 북한에 있는 대사관이 2020년 초 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폐쇄된 뒤 지금까지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슈미트 대사는 "북한 정부와 대화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제안했다.

독일의 유엔사 참여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여러 행위자가 연루된 문제라며 "매우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해서는 "이제 아시아 안보와 유럽 안보가 밀접히 연결돼있다는 걸 모두가 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미트 대사는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했다는 증거가 발견되면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유엔과 EU 차원의 제재 등 가능 조치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러 협력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나 위험이 있다고 중국 측에 제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중순 신임장을 제정하고 주한대사로 공식 부임한 슈미트 대사는 직전에는 주태국대사, 주일본대사관 1등 서기관, 연방대통령청 아시아·호주·아프리카·개발협력과장 등 아시아 관련 업무 이력이 많다.

그는 주한대사 임기 중 계획으로 "한국은 서울 그 이상"이라며 수도를 넘어 다양한 지방 도시와 많이 접촉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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