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던 일들이 한꺼번에…최주환→키움, 김강민→한화, A투수→미지명 '충격 3배'
[OSEN=이상학 기자] 설마 했던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4년 만에 부활한 KBO 2차 드래프트는 그야말로 충격의 연속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비공개로 개최된 2024 KBO 2차 드래프트. 어느 때보다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풀려 관심을 모았는데 10개 구단에서 총 22명의 선수들이 이동했다.
그 중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된 최주환, 4라운드 전체 22순위로 맨 마지막에 한화 지명을 받은 김강민, 그리고 수도권 A투수의 미지명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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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1순위로 최주환을 뽑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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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을 전체 1순위로 지명한 키움의 첫 선택부터 놀라웠다. 샐러리캡이 꽉 찬 상태로 팀 연봉 줄이기와 세대 교체에 나선 SSG가 35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최주환을 제외하자 여러 팀에서 탐냈다. 2차 드래프트 최대어로 떠올랐지만 키움에서 지명할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려웠다.
올해 최하위로 마친 키움은 내년 시즌 간판 타자 이정후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에이스 투수 안우진도 토미 존 수술에 따른 재활로 시즌 아웃된다. 리빌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년 연봉 6억5000만원을 받는 최주환에게 1라운드 4억원의 양도금까지 추가로 써서 영입할 줄은 몰랐다.
2차 드래프트가 다가오면서 키움이 최주환을 데려간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흘러나왔다. 그래도 ‘설마 키움이 최주환을 잡을까’ 했는데 진짜로 그렇게 됐다. 최주환을 노리던 한화, 롯데 등 후순위 팀들이 아쉬움을 삼켰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최주환은 다재다능한 선수다. 어느 정도 성적을 보장할 수 있다. 1라운드에 최주환 같은 선수가 있었다는 게 우리 팀에 큰 행운이다”며 “최주환은 어딜 가나 주전급 선수다. 최주환을 노리는 팀들이 많았다. 1라운드에 지명하지 않았으면 다시 지명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주환도 “괜찮다. SSG에 서운한 것도 없다. 3년간 정이 들었지만 키움에서 내가 필요해 뽑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새 팀에서 새롭게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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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SSG맨 김강민을 한화가 뽑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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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이 충격일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큰 충격이 있었다. 4라운드 전체 22순위 맨 마지막에 뽑힌 선수. SK 시절부터 SSG에만 무려 23년을 몸담아온 외야수 김강민을 한화가 깜짝 지명한 것이다. 현역 연장과 은퇴를 놓고 고민 중이던 상황에서 SSG 35인 보호선수명단에서 풀렸고, 한화가 외야 뎁스 강화를 위해 4라운드 김강민 지명을 계획했다.
한화의 김강민 지명에 원소속팀 SSG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대 교체를 선언하며 전년도 통합 우승을 이끈 감독까지 바꾼 SSG가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명단에 포함할 순 없었다. 구단은 그에게 은퇴 경기와 함께 지도자 연수를 제안했다. 그런 와중에 한화가 김강민을 지명하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SSG가 이를 공표하지 않은 상황이라 한화도 충분히 지명할 권리가 있었다.
손혁 한화 단장도 “우리가 지명할 권리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는 팀의 현재와 미래를 다 봤을 때 김강민의 가치가 높다고 생각했다. 스타팅으로 나갈 수도 있고, 대수비나 대타로 아직 그만한 선수가 없다고 봤다. 앞으로 1~2년은 더 충분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외야 수비 1~2등을 다퉈온 선수다. 김강민이 있으면 최인호, 이진영, 장진혁 등 젊은 외야수들의 수비가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코치가 가르치는 것과 달리 선수에게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도 크다”고 김강민을 지명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김강민이 이대로 현역 은퇴를 택할 가능성도 있어 실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될지는 아직까지 장담할 수 없다. 만약 김강민이 은퇴하면 지명에 따른 양도금 1억원은 SSG에서 한화로 반환된다. 한화는 선수 김강민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그를 설득할 계획이다. 김강민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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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고액 연봉 A투수 끝내 지명받지 못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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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전력 선발이지만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수도권 A투수의 미지명도 꽤 놀라운 일이었다. 몇몇 팀에서 A투수에게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지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현장에서 한 번 긁어볼 만하다며 관심을 보였지만 구단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불가 결정을 내렸다.
남은 계약 기간과 연봉 총액의 규모가 크다 보니 선뜻 그를 지명할 구단이 나오기 어려웠다. 반등만 하면 그만한 값어치가 아깝지 않은 선수이지만 반등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리스크를 떠안는 구단이 하나쯤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국 하나도 없었다.
A투수는 결국 원소속팀에 남았지만 적잖은 상처를 받게 됐다. 차라리 지명을 받았으면 새 팀에서 깔끔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어정쩡한 상태로 내년을 준비하게 됐다. 선수의 상처를 보듬고, 동기 부여를 하는 것도 구단의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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