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맞는건가요? (김)강민이 형, 조만간…” SSG 선수들도 팬들도 동요, 프랜차이즈 낭만은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게 맞는건가요?”
4년만에 부활한 KBO리그 2차드래프트의 후폭풍이 크다. SSG 랜더스가 김강민(41)과 최주환(35)을 각각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에 내줬다. 소문만 파다하던 박종훈(32) 역시 35인 보호명단에서 빠진 게 드러났다.
특히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이 현역 말년에 한화로 옮기는 것을 두고 팬들의 동요가 크다. SSG 팬들은 구단 인스타그램, 심지어 정용진 구단주의 인스타그램에 몰려들어 일제히 구단의 결정을 성토했다. 정용진 구단주는 주제에 맞지 않는 댓글은 삭제한다고 공지했지만, 팬들은 정용진 구단주의 과메기 관련 게시물에 김강민 관련 댓글을 도배한 상태다.
심지어 선수들도 동요한 흔적이 엿보인다. 한유섬(34)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게 맞는 건가요? 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처들어갈게요”라고 했다. 김광현(35)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고 했다.
김강민은 2001년 2차 2라운드 18순위로 데뷔해 20년 넘게 인천에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물론 경북고를 졸업한 대구 토박이지만 인천의 아들임은 틀림없다. SSG 팬들, 구성원들에게 김강민이 인천이고 SSG 그 자체였다.
이상과 현실은 차이가 있다. SSG는 베테랑이 너무 많다. 어차피 모든 베테랑을 35인 보호선수명단에 넣을 수 없었다. 누군가 빠져야 했고, 그 누군가의 일부는 김강민, 최주환, 박종훈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제도를 활용해 김강민을 지명했을 뿐이다.
2차드래프트의 취지와 살짝 어긋난 부분은 있다. 매이저리그 룰5드래프트는 유망주들이 팀 사정에 따라 기회를 못 얻을 경우 필요한 팀에 가서 본인도 팀도 경쟁력을 높이자는 의도로 시행된다. 그러나 KBO의 2차 드래프트는 유망주들도 이동했지만, 베테랑들이 가장 먼저 이동했다.
리빌딩이 사실상 불가능한, 한 시즌도 성적에서 자유로운 팀이 없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1~2라운드에서 선수를 선발하면 향후 2년 중 1년은 출전시간을 보장해야 하는데, 당연히 유망주보다 검증된 베테랑을 데려가는 게 맞다. 성적에서 자유로운 구단은 없다. 키움 히어로즈도 리빌딩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최주환을 지명한 건 내년 성적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스포츠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지키는 건 중요하다. 스토리텔링과 지역, 정서적 유대감은 비즈니스의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수하게 흑자를 내는 구단이 없는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성적보다 중요한 비즈니스는 없다. 이 측면으로 접근하면 프랜차이즈 스타 보존은 결과론을 이길 수 없다.
순수하게 실리만 챙기자면, SSG로선 당연히 뛸 날이 많이 남지 않은 베테랑보다 미래가 창창한 유망주들을 지키는 게 맞다. 그리고 한화로선 당연히 성적을 위해 검증된 김강민을 지명하는 게 마침맞다. 이 논리에서 두 구단을 비판할 명분은 없다.
단, SSG는 성난 팬심을 헤아릴 필요는 있다. 그들 없이 어떻게 야구를 할 수 있겠는가. 현실은 현실인데, 낭만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팬들이 비판하면 묵묵히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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