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 자영업자, 서민은 쏙 빼고?"...2조 이자 '캐시백'의 딜레마

권화순 기자 2023. 11. 2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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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검토 중인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대상에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차주가 다수 배제될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권 2조원 상생금융 방안, 상대적 고신용자 대상일 수밖에 없어━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8대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 이후 은행권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이자 경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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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검토 중인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대상에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차주가 다수 배제될 우려가 제기된다. 이자 '캐시백' 대상이 은행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으로 한정돼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이용자는 금리 감면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청년이나 신용점수 하위 10%의 서민들도 지원 대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2조원 상생금융 방안, 상대적 고신용자 대상일 수밖에 없어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8대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 이후 은행권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이자 경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횡재세 법안 수준인 2조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원 대상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인데 '체감도 있는 방안이 아닐 수 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로 은행 대출을 이용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상대적으로 고신용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금리 상승에 따른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차원에서 이번 방안이 논의된 만큼 은행 고객을 우선지원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은행이 자사고객이 아닌 타금융권 이용자의 대출이자를 깎아주면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코로나 이후 고금리로 고통 받고 있는 자영업자는 대부분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에 몰려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자영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연 5.93%, 신한은행 연 5.97%, KEB하나은행 연 5.09%, 우리은행 연5.70%였다. 반면 저축은행은 담보대출 기준으론 최저 연 7%대 이고 신용대출 기준으론 금리가 연 10%를 훨쩍 넘는다. 2금융권 이용 자영업자의 대출이자 부담이 은행 대비 최소 4%포인트 높은 실정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은행권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446조원이다. 이보다 금리가 높은 상호금융은 146조원, 저축은행 22조원, 여신전문사 18조원에 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반면 2금융권 이용 차주는 신용도가 낮고 부담해야 하는 금리 수준이 2배 가량 높다"고 말했다.

내달 서민금융 지원 방안에 출연료 부담 올라갈수도
자영업자가 지원 대상이라 청년이나 저신용자 서민이 배제된 것도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주현 위원장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코로나때 영업을 완전히 못해 어려웠고 피해보상을 받긴 했지만 충분치 않았다"며 "이들이 제일 먼저 신경써야 할 취약계층이라고 봤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다음달 발표할 예정인 서민금융지원 방안에 은행 출연료 부담 증액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등 업권별로 칸막이 쳐진 서민금융 상품을 일원화하고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금융회사별로 가계대출 잔액의 0.03%의 출연료를 매년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햇살론 등을 많이 취급해 대위변제금이 많은 회사는 차등으로 출연료를 더 낸다. 2금융권에서 서민금융을 활발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차등요율을 없애고 기본 출연료 부담을 올려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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