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길드홀서 두 번째 만찬도
노동당수도 접견···英 주요 정당 수장 모두 만나
런던금융특구서 '로드 메이어' 주최 만찬도
영국 국빈 방문 사흘째인 윤석열 대통령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다우닝가 합의’ 문서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양국 경제인 200여 명이 참석한 비즈니스포럼을 찾아 한국과 영국의 교역·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영국 왕립학회에서 열린 한영 최고 과학자 과학기술 미래 포럼에서 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런던금융특구 시장 ‘로드 메이어’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지역에 있는 영국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수낵 총리를 만났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배석자들과 함께 정상회담을 마친 뒤 다우닝가 합의 문서에 공식 서명했다. 다우닝가 합의에는 양국 관계를 기존의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을 포함해 안보·방산·첨단산업·과학기술 등 전방위에 걸쳐 양국 협력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조항들이 담겼다. 통상 정상회담을 마친 뒤 정상 간 ‘공동성명’이나 ‘공동 언론 발표’를 내놓는 것과 달리 영국 총리 관저의 이름을 딴 ‘합의(Accord)’ 문건에 서명한 것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다우닝가 합의의 명칭은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해졌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정상회담과 별도로 다우닝가 10번지에서 티타임도 가졌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당수 키어 스타머와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런던의 한 호텔에서 에드워드 데이비 영국 자유민주당 당수를 만나기도 했다. 수낵 총리가 영국 여당인 보수당의 당수를 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영국 주요 정 당수를 모두 만난 것이 된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1~2일 차 일정 대부분을 버킹엄궁과 영국 정부 시설이 밀집한 웨스트민스터 지역에서 소화한 것과 달리 이날은 한영정상회담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을 ‘런던금융특구’에서 진행했다. 런던금융특구는 옛 런던 구시가지 일대에 자리한 여의도 면적 정도 되는 특별자치구로 영국 금융 산업의 심장이다. 면적이 여의도 정도지만 영국 금융 산업 부가가치의 30% 이상이 런던금융특구에서 나온다. 실제로 특구에는 영국중앙은행은 물론 세계적 금융사들이 밀집해 있다. 중세부터 영국 왕으로부터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받아 이 지역의 행정권을 행사하는 시장 ‘로드 메이어’도 별도로 선출했으며 런던금융특구에서는 의전 서열 2위가 영국 총리가 아닌 로드 메이어다.
우선 윤 대통령은 한영 양국 경제인들과 함께 런던금융특구의 로드 메이어 관저인 ‘맨션 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했다.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날 비즈니스포럼을 계기로 31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방산·원전·청정에너지·금융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영 비스니스포럼에 앞서 양국 주요 경제인 20여 명을 별도로 초청해 환담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등이 환담에 참석했다. 영국 측에서도 ARM·롤스로이스·스탠다드차타드 등의 최고경영자(CEO)가 함께했다.
이날 저녁에는 런던금융특구 ‘길드 홀’에서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 시장이 주최하는 만찬이 열렸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통상 영국은 외국 정상을 국빈 초청했을 때 왕실 주최 공식 행사와 별개로 로드 메이어가 오·만찬을 열어 외빈을 모시는 것이 관례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에도 왕실 주최 오·만찬과 별개로 로드 메이어가 주최한 만찬이 길드 홀에서 열린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만찬에 참석하기 전 영국 왕립학회에서 주최하는 한영 과학자 과학기술 미래 포럼에도 참석했다. 뉴턴·다윈·아인슈타인 등이 활동한 영국 왕립학회는 1660년 설립된 후 현대 과학의 발전을 주도해온 기관이다. 한국과 영국은 이번 과학기술 미래 포럼을 계기로 양국 연구기관이 기초과학, 첨단 기술 연구를 함께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런던=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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