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태아에게 인사하세요… 아기 언어능력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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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생명의 탄생을 앞둔 예비 부모들은 설렘을 안고 산모의 뱃속 아이에게 매일 같이 인사를 건넨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태어난지 5일 이내 신생아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에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생아의 언어 습득 능력은 태아 시절 듣는 언어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신생아의 언어 능력이 태아 시절 자궁에서 들은 부모의 목소리 덕분에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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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남다른 언어 습득 능력
태아 시절부터 발달한 뇌 언어 부위 덕분
모국어 멜로디와 리듬 미리 학습해
새 생명의 탄생을 앞둔 예비 부모들은 설렘을 안고 산모의 뱃속 아이에게 매일 같이 인사를 건넨다. 이따금 인사를 알아들은 듯 태아는 발차기로 화답하곤 한다. 뱃속의 태아에게 인사를 하는 태교가 실제로 아이의 언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태어난지 5일 이내 신생아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에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생아의 언어 습득 능력은 태아 시절 듣는 언어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인간은 태어난 후 1년쯤 되면 ‘옹알이’라고 하는 언어를 구사한다. 정확한 단어를 구사할 수는 없으나 하고 싶은 말을 제법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언어 능력은 다른 동물보다도 뛰어난 편에 속한다.
연구진은 태아의 청각 기관이 임신 24~28주차에 만들어지는 만큼 출생 전부터 언어 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쥐디트 제르벤 파도바대 교수는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언어 능력이 상당히 빠르게 만들어진다”며 “이런 능력의 비결은 출생 전부터 언어에 반응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33명을 대상으로 언어의 종류에 따른 반응을 측정했다. 신생아는 언어 능력이 거의 발달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생후 5일 이내의 아이들이 참가했다.
신생아에게는 뇌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전극 10개룰 붙이고 다양한 언어를 들려줬다.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를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등 3개 언어로 들려주고 뇌 신경세포의 활성 변화를 확인했다. 신생아들은 7분씩 각 언어로 동화를 들은 후 3분간 휴식의 휴식을 가졌다.
그 결과, 신생아들은 부모의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들었을 때만 뇌 활동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어에는 약하게 반응한 반면 영어에는 전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태어난지 5일도 되지 않은 어린 아이가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가 무엇인지 정확히 구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진은 신생아의 언어 능력이 태아 시절 자궁에서 들은 부모의 목소리 덕분에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자궁의 환경은 600㎐ 이상의 주파수를 상쇄해 자세한 발음은 전달되지 않지만 언어가 갖고 있는 멜로디와 리듬은 태아도 느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프랑스어와 운율이 비슷한 스페인어에도 신생아가 반응한 만큼 태아 시절부터 부모의 언어가 가진 멜로디와 리듬을 익혔다는 것이다.
제르벤 교수는 “인간의 태아는 출생 전부터 언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뇌의 언어 기능 조직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출생 이후 같은 운율의 언어를 들었을 때 더 쉽게 알아듣고 익힐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태아에게 부모가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더라도 출생 후에 언어 능력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숙아나 국제 입양, 장애로 인해 달팽이관을 이식한 후에도 언어 능력이 충분히 발달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태아 시절의 뇌 발달이 언어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앞으로 신경 영상 연구를 통해 태아 시기의 뇌 발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르벤 교수는 “신생아의 뇌는 이미 음성과 언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최적의 상태에 있다”며 “인간의 월등한 언어 습득 능력의 비밀이 여기에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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