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위성 발사, 한반도 안정 해치는 유엔 결의 위반

디지털콘텐츠팀 2023. 11. 23.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이 지난 21일 밤 10시 42분께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

합동참모본부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체인 천리마-1형에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실어 정상 궤도에 진입시켰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남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보다 9일 빠르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국제사회 규범이나 남북 신뢰 파기를 넘어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 즉각 대응…안보 위기 고조에 전략적 접근 긴요

북한이 지난 21일 밤 10시 42분께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 예고시간보다 앞당긴 기습적인 발사였다. 합동참모본부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체인 천리마-1형에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실어 정상 궤도에 진입시켰다. 지난 5월과 8월 실패했던 기술이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남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보다 9일 빠르다. 발사체와 위성 제원이 사실이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를 지시했고 이는 22일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발효됐다. 대북 정찰 제한 조항의 효력 정지로 우리 군은 이날 오후부터 5년 만에 대북 정찰 활동을 재개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국제사회 규범이나 남북 신뢰 파기를 넘어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군사정찰위성은 말 그대로 고성능 카메라로 다른 나라의 군사 대비 태세를 엿보고 감시하는 장비다. 북한의 주요 주목 대상은 우리나라와 미국일 것이다. 이번 발사가 최종적으로 성공인지 판단은 아직 이르다. 그러나 앞선 두 번의 실패 이후 기술 개선이 이뤄졌음은 분명하다. 위성이 단순한 정찰에 그치지 않고 북한이 자랑하는 각종 무기의 타격 정확성 향상에 활용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이미 고도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6차례 실험을 거친 핵무기도 가졌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지형은 북한의 군사 위협이라는 상수를 빼고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 정찰위성의 기술 지원국이라는 의심을 강하게 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시찰하면서 위성 기술의 북한 이전을 노골적으로 약속했다. 이런 러시아를 위해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착하는 북한과 러시아, 그에 대항해 어느 때보다 공조를 다지는 한국 미국 일본, 이를 관망하는 중국은 동북아 군사 긴장감을 한층 높이는 요인이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이 불발되면 독자 대북 제재를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도 논의 중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먼저 군사 합의를 파기하거나 종료한 적이 없음에도 이번에 일부 효력 정지를 선언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진보 정권이 취했던 유화적인 대북 정책은 큰 효과를 못 본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남북이 무한 대결하며 전 국민을 안보 불안으로 내몰 수도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서 재집권할 경우 바이든 정부가 해왔던 외교 정책과는 결이 달라질 게 분명하다. 도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 상황이 유동적인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견고한 안보 태세를 갖추는 방법이 무엇인지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