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고 싶지 않은 장난꾸러기… 네버랜드서 온 ‘피터팬 증후군’
우리가 아는 피터 팬은 스코틀랜드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제임스 매슈 배리(1860~1937년)가 1904년에 올린 연극과 1911년에 발표한 소설 <피터와 웬디>에서 시작했다. 피터 팬(Peter Pan)은 가상 인물로, 날개 없이 하늘을 날며, 자라기를 바라지 않는 장난꾸러기 소년이다. 작은 섬 네버랜드에서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들 대장 노릇을 하고, 요정과 해적들을 상대하고, 때때로 네버랜드 바깥세상 어린이들과도 어울린다. 소설가 배리는 고향에서 전래하는 설화를 기반으로 소설을 썼으며, 따뜻한 마음씨로 그려낸 스토리로 당대 인기 작가로 활동했다.
나이는 어른이지만 정신은 어린이인 피터 팬은 현대의 의과대학 강의실과 학술회의장에서도 날아다닌다. 1983년 심리학자 댄 킬리 박사는 ‘자라지 않는 남자’를 일컬으며 피터 팬 증후군이라는 말을 처음 썼다. 성인이 되어도 감정적으로 미숙하게 행동하는 부류나 어른으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에세이집 <의학에서 문학의 샘을 찾다>를 쓴 유형준 한림대의대 내과 명예교수는 “증후군이라 함은 아직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거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어난 병적 변화에 의해 나타나는 한 무리의 증상을 가리킨다”며 “마마보이나 마마걸은 가장 잘 알려진 피터 팬 증후군”이라고 말했다.
피터 팬 증후군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외로움을 무서워하며, 자신을 잘 챙겨주는 사람들 속에 있으려는 어른을 가리킬 때 쓴다. 유형준 교수는 “피터 팬 증후군 발생 원인으로는 아동기 과보호, 주변에 웬디처럼 모든 걸 대신해주는 여성이 있었거나, 청년기 경제적 어려움 등이 꼽힌다”며 “이 증후군이 정식 임상 진단명은 아니지만,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인지 행동 요법이나 상담 치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입시 위주 공부에만 매달리다 성인이 되는 요즘 아이들, 행동은 어른답게 하되 상상력과 창의력은 풍부한 ‘뉴 피터 팬’이 많이 나와야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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