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정치의 품격
정치권의 막말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유치하기 그지없고 참담하다.
포문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열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9일 ‘송영길의 선전포고’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장관 탄핵을 촉구했다. 그는 “이런 건방진 ×이 어딨나. 어린 ×이 국회에 와 가지고 300명 국회의원들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사 선배인 사람들을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을 그냥 놔둬야 되겠나”며 “물병이 있으면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목청을 높였다.
당내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도 가세했다. 민형배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언컨대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들)이다”라며 지원사격했다.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구토 났고 이젠 그저 #한(동훈) 스러워”(유정주 의원), “금도를 지키지 못하면 금수(禽獸). 한 장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금수의 입으로 결국 윤석열 대통령을 물 것”(김용민 의원)이라며 가세했다. 국민의힘도 예외는 아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한 장관을 ‘금수’라고 표현한 김용민 의원에게 “정치 쓰레기”라고 직격한다.
윤 정부 들어 정치적 양극화는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 정치 지형을 왜곡시키고 혐오스럽게 한다. 정치인의 막말은 당사자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 상승, 강성 지지층 결집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진영 지지자들에게 ‘사이다’ 맛을 줄지 몰라도 중도층엔 정치불신, 혐오만 준다. 기자의 시선은 늘 뉴스를 향한다. 국회의원 300명을 모두 알지 못한다. 그들이 입과 행동을 주목하고 가감 없이 국민에게 알릴 뿐이다. 그 뉴스가 막말, 혐오, 비하 발언일지라도....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꽃에 향기가 있듯, 사람에겐 품격이 있다. 그런데 꽃이 싱싱할 때 향기가 신선하듯이 사람도 마음이 맑을 때 품격이 고상하다. 썩은 백합 꽃은 잡초보다 그 냄새가 고약하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정치 품격은 어떤가.
김창학 기자 c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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