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부머쇼퍼’의 문화예술 광폭 소비 좋지만
‘부머쇼퍼’는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와 재화를 구입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쇼퍼의 합성어다. 흔히 5060세대 소비자를 의미하지만 최근엔 학계와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부머쇼퍼의 범주를 1955~1974년생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흐름은 50대가 부머쇼퍼를 사실상 이끌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부머쇼퍼는 기업 마케팅의 최대 표적이 되고 있다. 그것은 5060세대가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 세대에 걸쳐 가장 많은 소비와 지출을 하는 고객층으로 부상한 데 기인한다. MZ세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모바일과 PC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5060세대를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이끈 모멘텀이 코로나19였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코로나 팬데믹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현장 소비가 보편적이었던 5060세대를 온라인 쇼핑이라는 비대면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 것이다.
부머쇼퍼의 소비 영향력은 외식, 의류,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되고 있으나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종합편성채널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중가수 임영웅의 팬덤은 5060 여성이 주축이다. 티켓 오픈 1~2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기록을 써가고 있는 임영웅 콘서트 현장은 5060 여성들의 독무대나 마찬가지다. 임영웅과 같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친 가수 김호중의 지난 6월 초 크루즈공연 가격은 1인당 최고 400만원이었지만 사전 완판됐다. 김호중의 크루즈공연에 다녀온 5060 여성 팬들의 “평생 잊지 못할 공연”이라는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뒤덮고 있음을 볼 때 이 공연의 주 구매층이 부머쇼퍼 여성이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5060세대의 폭발적인 문화예술상품 소비는 대중가요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보인다. 문화예술 콘텐츠가 집중된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50대의 OTT 이용률은 2021년 44%에서 2022년 54%로 1년 사이에 무려 10%포인트나 늘었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데이터가 있다. 20대(95%)와 30대(91%)에 비해선 여전히 낮지만 70%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기업들이 5060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제작 비중을 늘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060세대가 문화예술 소비를 이끄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고학력이 많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세대의 이른바 ‘내돈내산’(내 돈 내고 내가 산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취미활동은 삶의 에너지로 작용하기에 충분하고, 경제적 측면에서의 기여 역시 고무적이다. 다만 부머쇼퍼의 문화예술 소비가 대중예술에 편중되고 있는 현실은 살필 필요가 있다. 클래식 음악과 연극, 오페라, 전통예술, 무용 등 순수예술 분야에 관한 관심과 소비가 저조한 것은 아쉽다. 정서적 안정과 치유의 기능을 내포한 순수예술이 갖는 가치가 대중예술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본다면 5060세대가 소비를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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