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찰위성 1호기 30일 美서 발사… “북한군 소총까지 식별 가능”

신규진 기자 2023. 11.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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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22일 주장한 가운데 우리 군은 이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기지에서 첫 번째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다.

군은 우리 정찰위성 발사 시점을 의식해 북한이 이번에 발사 시기를 앞당긴 정황을 포착했다.

우리 군은 북한 정찰위성(만리경-1호)의 최고 해상도가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 미만의 물체 식별)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북한 고위급 지도부가 "한국보다 정찰위성을 먼저 쏘라"는 취지로 지시한 정황을 우리 군 당국이 확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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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찰위성 발사]
2025년까지 5기 발사 계획
머스크의 스페이스X 발사체 이용… 수백km 상공서 北장비 등 밀착 감시
도발전 선제타격 ‘킬체인’ 핵심 전력… 軍, 초소형 위성 30여대 도입도 추진
韓총리, 임시 국무회의 주재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이튿날인 22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의 비행금지구역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22일 주장한 가운데 우리 군은 이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기지에서 첫 번째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다. 2025년까지 5기의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사업(425사업)의 첫 단계를 진행하는 것. 이 사업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북한 미사일 기지, 핵실험장 등 주요 시설을 2시간 단위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실시간 대북 감시가 가능한 ‘눈’을 갖게 되는 것.

군은 우리 정찰위성 발사 시점을 의식해 북한이 이번에 발사 시기를 앞당긴 정황을 포착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지속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남북 간 감시 역량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정찰위성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北 군인 들고 있는 소총까지 식별”

우리 군의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인 정찰위성 1호기는 30일 500km 안팎 고도로 발사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린다.

이 위성은 수백 km 고도에서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군이 들고 있는 소총까지 식별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우리 군은 북한 정찰위성(만리경-1호)의 최고 해상도가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 미만의 물체 식별)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 업그레이드에 실패했다면 우리 정찰위성이 해상도에서 100배 이상 성능이 앞선다는 의미다.

군은 내년 4월부터 2025년까진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정찰위성 4기를 스페이스X의 로켓으로 궤도에 안착시켜 더 촘촘한 대북 감시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SAR 위성은 악천후에도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5기의 정찰위성이 수백 km 고도에 안착하면 북한의 미사일발사차량(TEL) 움직임이나 병력 이동은 물론이고 북한 지휘부에 대한 밀착 감시도 가능해진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도발 양상을 다변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공격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이를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Chain)’의 핵심 전력이 구축되는 것. 정부 소식통은 “정찰위성 외에도 고고도무인정찰기 등 정찰자산과 미 측 자산을 총동원하면 사실상 북한 전역에 대한 실시간 수준의 감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우리 군은 미국의 정찰위성을 통해 파악한 정보를 공유받는 등 영상 정보 수집 역량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해 왔다.

군은 425사업 외에 초소형 군사위성 30여 대 추가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425사업 위성이 한반도 상공은 살필 수 있지만 위성체 통과와 통과 사이 공백 시간이 있는 만큼 이를 메우기 위해서다. 군은 2030년까지 초소형 위성체 사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 북, 韓 정찰위성 발사 의식해 발사 서둘러

북한은 이러한 우리 정찰위성 개발을 의식하며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이다. 우리 정찰위성 개발 상황을 의식해 이번 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서두른 정황도 우리 군에 포착됐다. 최근 북한 고위급 지도부가 “한국보다 정찰위성을 먼저 쏘라”는 취지로 지시한 정황을 우리 군 당국이 확인한 것. 북한은 발사 지점인 동창리로 발사체 등 장비를 이동시킨 뒤 실제 발사까지 단시간에 진행하며 발사 프로세스를 최대한 단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월 실패한 2차 정찰위성 발사 때도 북한은 우리 위성 개발을 의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북한이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는 등 조급하게 발사를 감행했다고 국가정보원이 평가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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