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사 작위 받은 슈퍼마켓의 와인 담당자…한국 최초라는데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11. 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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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은 값싸고 볼품없는 와인만 판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소비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품질 좋은 와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슈퍼마켓의 판도를 바꾸려고 합니다."

박혜진 롯데슈퍼 와인MD(상품기획자)는 "백화점, 주류전문점이나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게 슈퍼에서도 다양한 와인을 선보일 수 있게 '와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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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롯데슈퍼 와인MD 인터뷰
佛협회서 기사작위 수여받은 전문가
슈퍼마켓 담당자로서는 첫 와인 작위
“잘다니던 직장 관두고 와인 더 공부
슈퍼 와인은 싸구려란 편견 깨고싶다”
박혜진 롯데슈퍼 와인MD [사진 출처=롯데슈퍼]
“슈퍼마켓은 값싸고 볼품없는 와인만 판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소비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품질 좋은 와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슈퍼마켓의 판도를 바꾸려고 합니다.”

박혜진 롯데슈퍼 와인MD(상품기획자)는 “백화점, 주류전문점이나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게 슈퍼에서도 다양한 와인을 선보일 수 있게 ‘와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24일 프랑스 샴페인 단체인 ‘오르드르 데 꼬또 드 샹파뉴(OCC)’ 협회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은 박MD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전문가다. 국내 전문가들이 와인 기사 작위를 받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주류수입사 관계자나 고급 레스토랑의 소믈리에에 치중돼왔다.

특히나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 기사 작위를 받은 것은 최초의 사례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비해 슈퍼마켓은 그동안 대중적인 와인 구매처로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눈에 띄는 성과다.

OCC 협회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과 샴페인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구성된 단체다. 각 국가별로 샹파뉴 샴페인의 홍보와 판매에 기여한 이들을 자체 선정해 평가한 뒤 작위를 수여한다. 한국에서는 2017년에 이어 지난달 6년 만에 두 번째 작위 수여식이 열렸다. 박 MD는 ‘담슈발리에(남성은 슈발리에)’ 작위를 받았다. 유통MD의 OCC 기사 작위 수여로는 최초다.

지난 2013년 홈플러스에서 와인MD 직무를 시작한 그는 얼마 후 돌연 사표를 내고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박MD는 “일이 재밌기도 했지만, 와인이 실제로 어떤 면에서 좋고 나쁜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며 “일을 하면서 공부할 수도 있지만,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있는 힘껏 배우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회사를 나온 그는 2년 동안 경영대학원에서 와인 상품기획을 중점에 두고 공부했다. 동시에 경희대 호텔경영학과에서 와인 수업을 들었고, 와인 수입업체의 브랜드 매니저로 현업에 돌아온 뒤에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21년 6월 롯데슈퍼의 와인MD로 합류한 그의 과제는 ‘슈퍼마켓의 기존 이미지 탈피’였다. 소주·맥주 등 ‘서민 술’이 대부분을 차지한 전통적인 슈퍼마켓에서 와인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 구석이었다. 판매도 지지부진했다. 지방의 작은 매장에서는 하루에 한 병 남짓 팔릴 때도 있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와인이 국민적인 유행을 탔지만, 서민들에게 친숙한 슈퍼마켓이 적절한 판매 통로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박MD는 상권과 규모에 따라 성격이 천차만별인 전국의 슈퍼마켓을 세분화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는 주요 핵심 상권의 점포에서 와인 매대를 전면에 확장 배치하고, 상품군도 다변화했다. 고객들에게 와인을 전문적으로 추천해줄 수 있는 매니저들도 투입해 영업에 나섰다. 서울 강남 등에서는 유명 와인만화 ‘신의물방울’에서 등장할 법한 100~200만원이 넘는 고가 와인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1~2만원대 저렴한 와인 판매가 대부분이지만 고가 상품이 팔리면서 객단가가 입사 초기보다 2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올랐다”며 “슈퍼마켓에서도 이런 비싼 와인을 파느냐‘는 반응이 나오게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상당 부분 이뤘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이 통했던 것은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와 공동 소싱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양사는 지난해 11월부터 ‘통합 소싱’을 시작했다. 물량을 함께 조달해 비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박MD는 “와인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통합이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앞으로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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