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경찰이 우리 팬을 폭행했습니다, 어떻게 가만있을 수 있나요?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 최대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격돌에서 사고가 터졌다.
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6차전이 펼쳐졌다.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1-0 승리.
경기 시작 전부터 논란이 일어났다. 킥오프 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팬들이 관중석에서 충돌했다. 폭력 사태가 터졌다. 이로 인해 경기 시작은 약 30분 지연됐다.
팬들의 충돌보다 더욱 큰 논란이 된 건, 브라질 경찰이었다. 그들은 충돌한 팬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과잉 진압 논란이다. 특히 브라질 경찰이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을 곤봉으로 가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르헨티나 축구 팬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이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가 있었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주전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였다.
그는 자신 조국의 팬들을 가격하는 브라질 경찰에 분노했다. 마르티네즈는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아르헨티나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진 것이다. 그는 펜스 앞에 서서, 195cm의 큰 키로 점프했다. 그가 하고자 한 일은, 브라질 경찰의 곤봉을 빼앗는 것이었다.
몇 번을 점프했지만 실패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팀 동료들이 마르티네즈를 말렸고, 브라질 경찰들도 마르티네즈 앞에 서서 자제를 요청했다. 마르티네즈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고, 브라질 경찰과 대치했다. 팀 동료들은 마르티네즈를 뒤로 끌고갔다. 더 이상 사태는 크게 번지지 않았다.
마르티네즈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후 민망한 세리머니를 하며 논란을 일으켰고, 또 프랑스 대표팀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를 조롱하며 또 논란을 일으켰다.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며 아르헨티나 팬들에게 미운털도 박혔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며 비판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과 경기에서 그의 진심이 드러났다. 그는 진정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의 팬들을 위해 한 몸 던졌다. 그의 분노는 아르헨티나 축구를 위한 분노였다. 마르티네즈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국가대표의 품격이 드러났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 대표팀 캡틴 리오넬 메시는 이렇게 말했다. 그의 분노 역시 느껴진다.
"브라질 경찰이 아르헨티나 팬들을 어떻게 때리는지 봤다. 브라질은 경기보다 그 폭력에 더 집중했다.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다. 대표팀이 경기를 하는 것 보다 그들이 더욱 걱정이 됐다. 경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라커룸으로 들어간 것은 모두를 진정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라운드에 남아있었다면 더욱 큰 비극이 일어날 수 있었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 리오넬 메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일리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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