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의 문법" 존재감 키우는 한동훈…與 "간판스타" 띄우기(종합)
與, 대중성·대야 전투력 호평…비주류, '중도·청년' 확장성에 물음표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기자 =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심 소통' 형식으로 연일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의도 데뷔'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국무위원인 한 장관은 거취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여권에선 그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한 장관의 최근 광폭 행보와 관련해 "당과 물밑에서 원활하게 소통해 왔다"며 사전에 물밑 교감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당에서는 한 장관이 비교적 젊은 나이와 대중적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내년 선거에서 중도층·수도권 표심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연말 개각설이 흘러나오면서 한 장관은 최근 언론 노출이 부쩍 늘었다.
지난 17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으면서 등판론에 불을 붙인 한 장관은 나흘만인 전날 대전을 방문했다. 오는 24일에는 울산을 찾을 예정이다.
이 같은 광폭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둔 '전국 투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동훈여지도'(한동훈과 대동여지도의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한 장관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이용자가 그의 현장 방문 동선을 표기한 것이다.
법무부 행정 일정이라고 설명하지만, 분위기는 정치 유세장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다.
그는 대구에서 사진 촬영 요청을 들어주다가 예정보다 3시간 늦게 기차를 탔다. 대전에서는 지지자들이 꽃다발, 손팻말을 준비해서 한 장관을 맞이했고, 이 장면을 생중계하는 유튜버들까지 등장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본인의 화법이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평가에 대해 "여의도에서 300명(국회의원)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나는 나머지 5천만 명(국민)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말했다.
화려한 언변 못지않게 야권 후보에 맞설 '전투력'도 어느 정도 입증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 장관은 대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고위공직자가 법인카드로 일제 샴푸를 사고 소고기·초밥을 사 먹는 게 탄핵 사유"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이 자신을 향해 탄핵 카드를 꺼내 든 것에 작심하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송영길 전 대표를 두고도 "일부 운동권 정치인들은 겉으로 깨끗한 척하면서 NHK에 다니고, 재벌 뒷돈을 받을 때 나는 어떤 정권에서든 재벌과 사회적 강자 수사를 엄정히 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가 2000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전날 광주 소재 유흥주점에서 여성 접대부와 술자리를 가졌던 일을 겨냥한 것이다.
당 지도부와 주류에서는 한 장관 띄우기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한 장관에 대해 "대중성이 있는 우리 당의 간판스타"라며 "선거 때는 대중성 있는 스타가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저녁 OBS 뉴스에 출연, 한 장관을 향해 "빨리 (당에) 와서 도와야 한다. 한 장관한테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며 "어려운데 와서 도와줘야 한다. 그분은 정말 머리 좋은 분이고 국가에 대해, 자기 역할에 대해 분명하고 깔끔한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인 위원장은 다만 한 장관 출마 지역에 대해선 "그것은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한 장관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존중한다. 심사숙고해서 현명한 판단을 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서병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주장하며 "30%대 박스권에 갇혀버린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지지도를 뚫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비주류인 김웅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 수도권, 청년에서 (한 장관 지지) 수치가 높게 안 나온다"며 "결국 강남 3구로 밖에 나올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YTN-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1천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포인트·응답률 11.2%)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74%가 한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inaryo@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주차요금 정산 중 기어 바꾸지 않고 내리다 50대 여성 끼임사 | 연합뉴스
- '우울증갤'서 알게 된 10대에 수면제 주고 성관계…3명 구속송치 | 연합뉴스
- "㈜신세계 정유경, 1970년 이후 출생 기업인 중 첫 여성 회장" | 연합뉴스
- 암표로 적발된 오아시스 티켓 5만 장 '액면가격'에 재판매 | 연합뉴스
- 머스크 "韓, 3분의 1로 줄어들 것…세계 인구붕괴, 장기적 위협" | 연합뉴스
- 검찰,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 LG家 장녀 구연경 자택 압수수색 | 연합뉴스
- 스타벅스, '주 3일 사무실 출근' 미준수시 해고 | 연합뉴스
- '박대성 살인사건' 보고서 유출, 순천시 사무관 송치 | 연합뉴스
- "나 인사팀 좀 아는데"…전직 노조간부 5억 편취 취업사기 구속 | 연합뉴스
- 자녀 손잡고 필리핀서 입국한 30대 아빠 배낭에 30만명분 마약(종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