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가 주유소에서 출발합니다”…도심 물류거점 바뀐다
로봇 자동화 물류시설 마련
1년 시험 운행 뒤 운영 시작
하루 3600개 물량 처리 가능
서울시 물류창고 부족 해결
배송 시간·환경오염 줄여
서울 도심 주유소가 택배를 보관했다가 배송하는 물류창고로 활용된다. 로봇이 자동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공간이 부족한 시내에서도 근거리 택배망을 만들려는 실험이다.
서울시는 서초구 GS칼텍스 내곡주유소가 23일부터 이 같은 물류 복합 주유소로 운영을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공모를 통해 디지털 물류 서비스 실증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약 1년간 시험 운행을 거쳤다.
주유소에는 무인·자동화 물류시설이 마련됐다. 로봇이 물품 입고부터 분류, 출고 등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보통 물류센터에 확보돼야 하는 사람과 지게차 공간이 필요 없어 부지 활용성이 최대 4배 가까이 높다. 내곡주유소 내 105㎡(약 32평) 면적에 조성된 시설에는 로봇 6대가 투입돼 1700여개 택배 상자를 입출고한다. 하루 3600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주유소 물류센터는 주거지 인근에서 물품을 미리 입고했다가 주문과 동시에 출고해 배송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도심 물류 전문업체에 운영을 위탁해 해당 업체가 확보한 물량을 이곳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우선 초기에는 생활 물류 수요가 많은 화장품·의류 등 소형 상품을 중심으로 운용한 뒤 향후 대형 화주사를 통해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운영에 필요한 전력은 주유소 캐노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서 60% 생산해 자체 공급한다. 주유소 상부에서 드론을 띄워 배송하는 실증도 추진할 예정이다. 주유소 물류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은 서울시에 환원돼 생활 물류 산업 발전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지가가 높고 공간이 부족한 서울 시내에는 물류시설이 34개로 경기(811개)의 3.1%에 불과하다. 이에 서울에서 보내는 택배도 고양·화성·안산·의왕·용인 등의 창고로 보내졌다가 화물차에 실려 다시 서울로 배송되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 물류센터를 확대하면 교통·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승객이 적은 시간대를 이용해 서울 지하철 노선에 화물 열차를 운영하는 택배 배송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취지다. 거점까지 운송한 택배를 열차에 싣고 도심으로 배송하면 지하철을 통한 수익 창출과 함께 택배차 운행 감소로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구상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교통 중심지에 있는 주유소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 도심 생활 물류 실증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첨단 물류 복합 주유소를 통해 서울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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