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바다 위 ‘신의 방패… ’K조선이 이끄는 ‘방산강국’
탄도탄 탐지 넘어 요격 기능까지
복합전투 능력 ‘차세대 구축함’
시험평가 마치는 내년 해군 인도
7000톤급 이상 운용 한·미·일뿐
지난 20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특수선 야드에서 마주한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은 고개를 들어 한참을 봐야 눈에 들어올 정도로 크고 웅장했다.
길이 170m, 너비 21m, 경하배수량(연료 등을 싣지 않고 측정한 배수량) 8200t급인 정조대왕함은 기존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보다 향상된 복합전투체계를 갖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으로 불린다.
세종대왕함은 탄도탄 탐지·추적만 가능하나 정조대왕함은 요격도 할 수 있다. 크기 역시 세종대왕함보다 4m 길고, 무게는 600t 더 나간다.
HD현대중공업이 2019년 수주한 정조대왕함은 지난해 7월 진수됐으며,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현재는 HD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를 비롯해 해군과 방위사업청 관계자 등 150여명이 승선해 약 500개 항목에 대해 시험평가 중이다.
다리를 닮은 구조물인 ‘현문’을 건너 정조대왕함 선미로 승선하니 해상작전헬기가 이착륙하는 갑판이 나왔다. 헬기 격납고 문을 통해 배 안으로 들어가니 성인 한 명이 통과할 수 있는 복도 좌우로 수많은 격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함선 안은 약 500개 격실과 60개 복도로 이뤄졌는데, 침수나 화학탄 침투 시 해당 구역만 폐쇄해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전략적 설계다.
정조대왕함은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다.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 가장 꼭대기인 5층에 도착하니 정조대왕함 선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함교가 나타났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눈으로 보고 싸우던 시절에는 함교에서 전투를 진두지휘했지만 전투체계가 개선되면서 함교에서는 주로 배를 조종한다”며 “전투 지휘실은 1층에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에는 근접방어무기와 유도탄 수직발사대, 5인치 함포 등이 자리했다. 정조대왕함의 탄도탄 요격미사일 시스템은 SM-3와 SM-6를 모두 운용할 수 있다. 특히 최대 사정거리가 400㎞ 이상인 SM-6는 미사일이 자체 레이더로 목표를 직접 추적하는 능동형 유도 체계가 적용돼 함정의 동시 교전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정조대왕함에는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통합소나 체계’도 탑재됐다. 기존 고주파 기반 소나 체계와 달리 저주파를 기반으로 해 탐지거리를 크게 늘렸다. 또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추가로 전기 추진체계(HED) 2대를 탑재해 일반 항해 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항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지스 구축함은 한 척으로도 방대한 대잠·대함·대공·대지 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일명 ‘신의 방패’로 불린다. 7000t급 이상 이지스 구축함을 운용하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 일본뿐이다.
2007년 이지스 구축함(7600t급 세종대왕함)을 세계에서 3번째로 자체 설계한 HD현대중공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지스 구축함의 설계부터 건조까지 수행하는 기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수출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함정 사업만으로 내수·수출을 합쳐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지금보다 매출을 2배 정도 늘려 특수선 사업만으로 독자 운영이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며 “미래 전장 환경에 부응하는 핵심 기술 개발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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