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렌즈, 내년부터 안경점 안 가도 온라인 구매 가능

정부 규제 개선사항 167건 발표
김해·제주 등서도 긴급여권 발급
해외여행자 향수 면세한도 확대

정부가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초래하는 규제들을 대거 손보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국무총리 주재로 제31차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총 167건의 규제 개선사항을 담은 ‘민생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안경점에 직접 가야만 살 수 있는 콘택트렌즈는 내년 1월 위험성이 낮은 일회용 콘택트렌즈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 판매 실증특례를 추진한다. 실증특례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현행법상 금지돼 있거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 제한된 조건에서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종량제봉투 환불 시 판매점이 구매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환불을 거부하는 문제는 내년 상반기 중 종량제지침 개정을 통해 해결한다. 정부는 “영수증 없이 가까운 판매점에서 환불하거나 새로 전입한 지역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979년부터 60㎖로 유지해온 해외여행자 향수 면세한도는 소비자의 향수 선택권과 편의 증진 차원에서 100㎖로 높인다. 서민경제를 고려해 유효기간 5년이 지난 온누리상품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인천공항 외교부 여권민원센터 내에서만 시행 중인 긴급여권 발급 서비스는 김해, 제주 등 지방 국제공항으로 확대한다. 60세 이상이 노인복지주택 입소 시 중증장애를 가진 19세 이상 손자녀도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허용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비롯한 생업 현장의 애로사항도 개선한다. 내년 하반기 중 어선안전조업법 개정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접경지역의 ‘특정해역’에서 작업하는 어선의 비대면 입·출항 신고를 허용한다. 새벽마다 해경파출소를 방문해 대면신고를 해야 하는 어민들의 번거로움이 줄어들게 된다.

인력난이 심한 음식점들이 비전문취업 비자(E-9)를 가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길도 연다. 당초 E-9는 제조업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터라 외식업은 취업 가능 업종에 포함되지 않았다.

산림 훼손이 없는 범위에서 양봉업자가 보전국유림에서도 꿀벌을 사육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양봉업계가 양봉에 적합한 곳을 찾기 어려워 애를 먹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청소년들이 신분증을 위·변조하거나 도용해 이성과 혼숙한 경우 숙박업주에 대한 청소년 보호의무 위반 과징금을 면제한다. 숙박업은 술·담배 판매와는 다르게 청소년의 기만행위에 따른 과징금 면제 규정이 없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