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인수 심사 앞두고…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 유진그룹 회장 변호 전력 논란

노조 “공정성 훼손 우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YTN 인수를 위해 방통위 심사를 받고 있는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의 변호를 맡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노조 YTN 지부는 이 부위원장, 이동관 방통위원장에게 심의·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23일 ‘기피 신청’을 내기로 했다.

유 회장은 2007년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당시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이면계약을 체결해 2012년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의 사건 기록(2012고합450)을 보면 유 회장 변호는 법무법인 오늘이 맡았는데, 이 부위원장도 담당 변호사 중 한 명이었다. YTN 지부는 “이 부위원장은 유 회장의 동생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고등학교 선배로 평소 호형호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유진그룹의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를 하는 방통위원이 유진그룹 오너 일가와 긴밀한 사적 관계로 얽혀 있던 셈”이라고 주장했다.

방통위법은 방통위원이 사안 당사자의 대리인으로서 관여하거나 관여했던 경우 등에는 ‘직무 집행에서 제척된다’고 정한다. 방통위는 위원회 직권, 당사자 신청에 따라 제척 결정을 한다. 위원에게 심의, 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는 ‘기피 신청’도 할 수 있고, 위원회는 받아들일지를 의결로 결정한다.

YTN 지부는 이 위원장도 YTN과 관련한 심의·의결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YTN 지부는 “이동관은 YTN 기자들을 무더기로 고소했고, 방송사고를 고의라고 몰아세우고 인사 검증 보도를 ‘흠집 내기’라고 우기며 YTN 구성원들을 정치적 음모의 실행자로 음해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제척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 등을 묻는 경향신문 질의에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과 관련하여 방통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해나갈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