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인 화보집' 만들어 판 중학교 교사…"취미생활일 뿐"
최근 정부 부처 공무원이 성인방송을 진행하다 적발돼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엔 현직 중학교 교사가 성인화보집을 만들어 판매해왔던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당 교사는 취미생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먼저 최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연수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남성 교사의 소셜미디어입니다.
2017년부터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속옷을 입은 여성 등 낯 뜨거운 사진도 수백개나 있습니다.
이 계정에 연결된 비공개 계정에 들어가 봤습니다.
자신을 '교사'라고 소개하면서 '순수한 사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자신이 일하는 학교에 성인 모델을 데려와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컴퓨터실과 교정은 물론 교무실에서도 찍었습니다.
계좌번호까지 올려놓고 돈을 받은 뒤 성인 화보집도 만들어 팔았습니다.
[동료 교사 : 학생들에게 '사진 찍어줄게, 영상 찍어줄게' 이런 식으로는 제안을 많이 하셨을 거예요.]
해당 교사는 모델을 구한 것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A씨/현직 교사 : 모델을 해보고 싶다는 옛날 제자들이 있잖아요. 데려와서 인물사진 찍을 건데 도와줄 수 있어?(라고) 한 적은 있어요.]
또 취미생활을 한 것 일 뿐 화보집으로 이익을 본 건 거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A씨/현직 교사 : 인스타그램 나이 제한 걸어놨고, 그다음에 전화번호도 두 개예요.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개인 취미인데…]
해당 교사는 지난해 말, 한 학생에게 부적절한 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측은 당시에 이런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고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부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소셜 미디어 계정이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앵커]
해당 교사는 이렇게 성인화보집을 만들어 팔면서, 학교를 옮겨 다니며 계속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간제 교사는 문제가 불거져도 징계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박지영 기자]
지난 학교 동료 교사들은 해당 교사의 사진 촬영과 화보집 판매를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거나 징계위원회가 열리진 않았습니다.
취재진이 접촉한 이전 학교 교사들도 "문제가 있었던 걸 공식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문제의 학교가 소속된 교육청도 "문제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고 징계 기록도 조회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습니다.
해당 교사가 정규 교원이 아닌 기간제 교원이기 때문입니다.
교육공무원법에 기간제 교원은 징계나 직위해제를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학교장이 구두 경고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게 전부입니다.
[전수민/변호사 : 징계 이력이나 비위행위 같은 것들이 연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 모르고 '경력 세탁'을 해서 다시 채용될 수 있는 겁니다.]
결국 해당 교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새 학교와 계약해 지금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전수민/변호사 : 충분히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이고… (화보 판매도) 영리 행위를 한 거라 징계받을 수 있다고 보입니다.]
교육청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교사가 현재 근무하는 학교에 관련 사실을 알리고 "적절히 대응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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