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망가져” “명백한 잘못” “다 말아먹고” ‘최강욱 논란’ 민주당, 한밤중 채팅방 설전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 파문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이 단체대화방에서 설전을 벌였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원욱 의원은 전날 밤 단체대화방에 최 전 의원 발언에 대한 여성단체 성명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사를 올리며 “우리 당이 어찌 이리도 망가졌는가. 개탄스럽다”고 썼다.

그러자 민형배 의원은 “우리 당이 망가졌다고요?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기준인가”라고 되물었다.

오영환 의원은 “제발 특정 언론, 특정 보수단체, 특정 당내 소수 의견이란 이유로 명백한 잘못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비판과 반성마저 매도하면 안 된다 생각한다”고 썼다. 이에 민 의원은 “과도하니까 문제다. 조선일보가 민주당을 규정하고 공격하는 대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 의원은 “조선일보가 규정한 게 아니라 과도한 발언이 잘못된 것 아닌가”라며 반박했다.

오 의원이 “저는 민주당이 민주당답게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고 하자, 박용진 의원은 “당을 사랑하고 더 나은 민주당을 바라는 오 의원님 진심을 존경한다”고 남겼다.

민 의원은 “우리 당이 망가졌다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당이 망가지길 바라는 조선일보식 시선에는 더욱 동의할 수 없다”는 글을 계속 올렸다.

전재수 의원은 “쎄빠지게(힘들게) 골목길 돌아놓으면 한 방에 다 말아먹고 제발 좀 말 좀 조심하자”며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말, 폭망하는 말 구분 못하나”라고 했다.

이에 민 의원은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에 대해서 내가 잘했다고 하는 게 아니다. 방향이 다르다. 공격할 빌미를 줘도 괜찮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박찬대 의원은 “실수는 없는 게 좋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자는 실수도 없겠죠”라며 최 전 의원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했다. 전 의원은 “이 선거 국면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자가 있나. 누구냐”고 반발했다. 전 의원은 “생각나는 대로, 분노하는 대로 거칠게 다 쏟아낼 거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유튜브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의원 단체대화방 설전 보도가 나온 뒤 일부는 보도 경위를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방에는 “씁쓸하다” “앞으로 이 방에서 절대 발언하지 않겠다” 등 메시지가 올라왔다고 한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