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농약통 둥둥…쓰레기장 된 '수도권 젖줄' 의암호
춘천 의암호는 수도권의 주요 상수원인데, 치우고 치워도 쓰레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봉투, 농약 통까지 나오는데, 이렇게 쓰레기와 뒤섞였던 물이 우리가 쓰는 수돗물로 돌아오는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의암호 위쪽, 마장 달빛교가 있는 곳으로 와봤는데요. 바로 옆이 시민들이 다니는 산책로이다 보니, 생활 쓰레기가 둥둥 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페트병은 기본, 쌈장 양념 통과 농약 통까지 나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든 검은 봉투, 큰 플라스틱 바구니도 건져 올렸습니다.
보다못한 한 시민이 직접 카누를 타고 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많게는 1주일에 5번까지 의암호로 나옵니다.
[이원도/의암호 환경 지킴이 : 이게 제일 큰 문제예요. 쌀 알갱이처럼 갈라져 버리죠, 이렇게. 이런 것들은 주울 수가 없는 거죠.]
의암호 위쪽으로 올라가면 쓰레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직접 카누를 타고 따라가 보겠습니다.
천천히 노를 젓고 물살을 가르며 나아갑니다.
3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에선 바로 큰 플라스틱 통이 나타납니다.
[오자마자 바로 보였네요.]
스티로폼도 끊임없이 나옵니다.
[이원도/의암호 환경 지킴이 : 이 안에서 저런 스티로폼 같은 것들이 분해가 돼서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서, 물을 오염시키는 거죠.]
카누로도 접근하기 어려운 곳은 쓰레기가 있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원도/의암호 환경 지킴이 : 잡풀이나 잡목 같은 게 있으면 배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그게 제일 안타깝죠. (지자체가) 그것만 치워준다고 하면 저희 같은 사람이 다 치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새 가득 쌓였습니다.
[이원도/의암호 환경 지킴이 : 오늘도 만선이에요. 항상 나올 때마다 금방 배가 차요.]
수도권에 수돗물을 보내주는 상수원, 의암호 모습입니다.
장마철만 되면 떠내려오는 쓰레기, 그리고 낚시꾼과 관광객 등이 마구 버린 것까지 뒤섞인 겁니다.
저희가 수거한 것 중에 가장 많이 나온 게 스티로폼 상자, 조각들입니다. 원래는 더 큰 덩어리였을 텐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조각들이 물에 흩어졌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쓰레기를 주웠는데요. 색이 다 바랜 음료수 캔, 화장품 용기 같은 생활 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30분만 주웠는데도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 호수 전체엔 훨씬 더 많은 쓰레기가 있을 걸로 보입니다.
작업 후 선착장에 돌아왔는데 그새 낚시꾼이 봉투를 버리고 갔습니다.
음식물과 낚시용 미끼가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5월부터 10월 사이 매일 쓰레기를 치우지만 역부족입니다.
[심원준/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스티로폼 같은 경우에 풍화가 굉장히 빨리 되거든요. 태양광에 장기간 노출된다, 그러면 미세 플라스틱이 만들어집니다. (미세 플라스틱이) 수돗물에서는 당연히 나옵니다. 소량이긴 한데, 나오긴 한다.]
우리가 마시게 될 물속에 이 많은 쓰레기들이 있었습니다. 다가갈 수 없는 곳들엔 얼마나 더 많이 있을까요. 우리 손을 떠난 쓰레기는, 결국 다시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작가 유승민/ VJ 김진형 / 취재지원 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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