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美 괌 공군기지 촬영”… 검증 시간 걸릴 듯 [北 정찰위성 발사]

구현모 2023. 11. 2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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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발사 성공” 주장 진위 주목
한·미 정보당국 ‘궤도 진입’ 평가
“정상 작동 여부 추가 분석 필요”
北 ‘광명성’ 때도 작동불능 판명
기술 노출 꺼려 비공개 가능성
북한이 21일 밤 기습적으로 쏘아 올린 군사정찰위성이 궤도에 정확히 진입했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선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은 궤도 진입에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해선 분석 중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인공위성 발사 성공을 주장했지만 작동 불능 상태로 판명 난 적이 있다.
北, 관제소 추정 사진 공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해 전날 발사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을 살펴봤다고 보도하며 관제소로 추정되는 곳의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발표는 정찰위성 발사 약 3시간 뒤에 나왔다. 통신은 이어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정상 비행해 발사 후 705초 만인 22시54분13초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설명했다.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이날 오전 10시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만리경-1호는 7~10일간의 세밀 조종 공정을 마친 후 12월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보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태평양 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 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들을 봤다고 전했다. 이 사진들은 오전 9시21분 수신됐다고 한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만리경-1호가 비행 항적 정보와 여러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위성체의 정상 작동 여부 판단에는 유관 기관 및 한·미 공조하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여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지난해부터 유례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거듭해 왔고, 미사일 관련 기술과 운용 능력을 급속하게 향상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과 함께 손을 흔드는 김정은의 흰 머리가 눈에 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다만 궤도에 안착했다 하더라도 인공위성이 극한의 우주 환경을 견뎌내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관건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정찰위성이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을 봤다고 보도했지만,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성공적으로 촬영한다 해도 기술 수준 노출을 우려해 공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초기 운용을 통해 태양전지판을 전개하여 배터리 충전을 해야 하고 위성을 평양의 지상관제소로 지향하여 통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정의할 수 있다”며 “이런 단계를 초기 운용 단계라고 하는데 만일 태양전지판 전개에 실패하거나 지상관제소 지향 실패, 또는 초기 통신에 실패하면 결국 실패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2년과 2016년 쏘아 올린 광명성 3호 2호기와 광명성 4호도 발사 성공을 주장했지만 작동 불능 상태로 판명 났다. 궤도에는 진입했으나 지상과의 교신이 전무했기 때문에 위성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만리경-1호도 위성 플랫폼과 광학 탑재체가 설계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고 지상 기지국과 신호를 송·수신하고 지상을 촬영한 사진 및 영상을 발신한 뒤 품질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교신이 계속 오고 간다면 한·미 정보당국도 이를 파악할 수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미국 역시 발사 성공 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미 국무부 매슈 밀러 대변인은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인할 수 없다”며 “아직 미국 정부 내에서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발사 자체는 확인할 수 있지만, 발사의 성공 여부는 검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 위성의 해상도는 조악한 수준이라 정찰위성으로 기능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찰위성 기능을 하려면 대체로 해상도가 1m를 뜻하는 ‘서브미터’급은 돼야 한다. 해상도 1m란 지상의 가로·세로 1m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다. 군이 올해 5월 북한의 1차 발사 때 인양된 낙하물을 분석한 결과 해상도는 3m급으로 추정된다.

구현모 기자, 도쿄·워싱턴=강구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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