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빚 갚는 사장님들, 연체율 2배 이상 늘어
1년 새 0.75%에서 1.78%로 급증
다중채무자 대출액 6.2% 늘 때
연체액은 2.54배 늘어 역대 최대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년 사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차주)의 연체 금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이었다. 1년 전(700조6000억원)과 비교해 6.2% 증가한 수치다.
한은은 개인사업자대출이 있는 차주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대출 잔액을 집계했다. 또 대출 상품 수와 대출받은 금융회사의 합이 3개 이상이면 다중채무자로 정의했다. 대출 잔액이 6.2% 늘어나는 동안 연체액은 5조2000억원에서 13조2000억원으로 2.54배 불었다. 한은은 대출 원리금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전체를 연체액으로 봤다. 다중채무자는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해당 차주의 대출 잔액을 잠재적 연체액으로 간주한 것이다.
전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중 연체액이 차지하는 비중(연체율)도 이 기간 0.75%에서 1.78%로 급증했다. 연체액과 연체율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은행권 평균과 비교해도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9%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분기 말 연체 채권 관리를 강화해 연체율이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하긴 했으나 이를 고려해도 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율은 높은 편이다.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은 빚 갚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은이 분석한 결과,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는 1조3000억원 증가한다.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연 73만원 정도다.
지난 6월 말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평균 대출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로, 1인당 6억300만원이었다. 전국 평균(4억1800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많았다. 대구(4억9100만원)와 경기(4억2800만원), 부산·제주(4억2700만원)도 전국 평균보다 대출 잔액이 많았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대출 잔액이 1년 사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세종으로 5조6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44% 뛰었다.
최희진·박채영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70만원짜리 임야, 건설업자가 111배 넘는 3억원에 산 까닭
- “윤석열 대통령에게 훈장 안 받겠다”…교수에 이어 초등학교 교사도 거부
- [스경X이슈] ‘흑백요리사’ 출연진, 연이은 사생활 폭로…빚투→여성편력까지
- “장학사 만들어줄게”…여교사 성추행·스토킹한 교장 법정구속
- 아파트서 후진하던 쓰레기 수거 차량에 쾅…7세 초등학생 한낮 참변
- ‘파우치 논란’ 박장범 선배들도 나섰다···“염치를 안다면 멈출 때”
- 버스 시위 중 체포된 전장연 대표···법원 “국가가 1000만원 배상하라”
- 이재명 만난 윤여준 “민주주의 훈련 덜된 분들이 권력 잡아 문제”
- 어도어, 민희진 대표이사 선임안 부결···민희진 “주주 간 계약 효력은 여전해”
- ‘손자 사망’ 급발진 의심 사고 할머니 재수사에서도 ‘혐의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