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15억에서 10억으로... 서대문 대장주 아파트의 굴욕

서울 서북부 서대문구 통일로 일대 지도.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광화문 등 도심으로 접근하기 위한 주요 도로는 통일로와 지하철 3호선이 유일해, 이 일대 아파트 시세는 인근 상급지 아파트 매매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네이버 지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 전경.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초까지 15억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엔 11억원 매물도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네이버 로드뷰>

서울 서북부 대장주 아파트 중 하나인 서대문구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 국민평형(전용 84㎡) 매매 호가가 11억원 이하로 떨어졌지만 실거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이 아파트 배후 수요로 평가받는 은평구·고양 덕양구 등 통일로 인근 아파트 매매 가격도 줄줄이 하향 압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서대문구 일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홍제동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2020년 입주)' 단지에는 전용 84㎡ 기준 11억원 매물이 등장했지만 한 달 이상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아파트 매매 호가가 매도인의 희망 가격인 것을 감안하면 이 아파트 실제 가격은 11억원 보다 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난 2021년 9월 최고 14억4500만원에 팔렸던 곳으로, 작년 초까지 주택담보대출 금지 상한액인 15억원을 호가했던 곳이다.

서대문구 대장주 아파트 호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은평구와 고양 덕양구 일대 아파트 매매 가격이 줄줄이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광화문 등 도심으로 접근하기 위한 주요 도로는 통일로와 지하철 3호선이 유일해, 이 일대 아파트 시세는 인근 상급지 아파트 매매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실제 통일로 일대 서대문구·은평구·고양 덕양구 주요 아파트 매매 호가는 종로구 '경희궁 자이' 실거래 가격에 따라 오름폭과 내림폭이 크다. 경희궁 자이는 통일로와 광화문 사이에 위치한 아파트다.

이날 기준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 배후 단지로 평가받는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더샵'·은평구 녹번동 '힐스테이트 녹번' 전용 84㎡ 매매 호가는 각각 11억원 이상으로 형성돼있다. 하지만 이들 매물이 실거래로 이어지기 위해선 호가를 11억원보다 낮춰야 할 것으로 공인중개업계에선 보고 있다.

녹번동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상급지 아파트 매매 호가가 11억원 이하로 떨어진 상황인데, 이 일대 아파트 호가는 11억원 이상에 달하다 보니 한 달 이상 매매 문의가 끊긴 상황"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으면 실거래로 이어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