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생명 연장’ 광주 연탄 공장
[KBS 광주]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 꼭 필요한 연탄.
광주·전남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은 3,400여 가구, 사정이 어려운 이웃들에겐 힘겨운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6월 문을 닫았던 광주·전남 유일한 연탄공장이 최근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공장 앞을 가득 메운 화물차들. 곡성을 비롯해 여수와 강진, 목포시 등에서 모여든 연탄 소매업자들인데요.
도착하는 순서대로 연탄을 실을 수 있습니다.
[양재희/캐스터·김정례/광주 연탄 소매업자 : "(어머니 오늘 몇 시에 나오셨어요?) 우리 새벽 5시에 나왔어요."]
[양재희/캐스터·김정례/광주 연탄 소매업자 : "(새벽 5시에요. 연탄 실으려고 항상 그렇게 일찍 나오세요?) 연탄을 여기서 안 만들게 되면, 전주 (연탄공장)까지 올라가서 배송해야하고, 하루는 연탄을 실어야 하고 그 이튿날은 판매를 하고 이틀에 한 차밖에 못 해요."]
1954년 문을 연 이 연탄공장은 한때 연간 최대 1억 6천만 장의 연탄을 생산했는데요.
석유와 도시가스 보일러가 확산하면서 생산량이 점차 줄었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연 뒤 하루 평균 5만 장의 연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연탄은 광주·전남 곳곳으로 곧바로 배달됩니다.
연탄을 실은 화물차가 도착한 곳은 유달산 아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목포시 죽교동.
50년 넘게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는 이상대 씨는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들의 버팀목이 돼주고 있습니다.
40kg이 넘는 연탄 지게를 메고 10번 이상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이상대/연탄 소매업자 : "보람 있죠, 물론. 고생한다고 하고, 수고한다고 하고 이렇게 해서 물 한 잔·음료수 한 잔 주면서 하니까 참 고맙습니다."]
연탄을 사용하는 이웃들은 대부분 70대 이상의 어르신들.
오늘 배달된 200장의 연탄 덕분에 올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양재희/캐스터·김광희/목포시 죽교동 : "(어머니 방에 들어오니까 좀 춥네요.) 추워요. 연탄을 안 때니까 춥고, 전기장판 사용해도 추워요."]
[양재희/캐스터·김광희/목포시 죽교동 : "(공기도 이렇게 차가운데 어떻게 계셨어요.) 연탄이 (배달) 오면 또 연탄 때야죠. 마음이 연탄 안 올 때는 겁나게 불안했어요. 그랬는데 연탄 온다니까 오늘은 겁나게 좋겠네요."]
이처럼 연탄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많지만, 현재 공장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요.
사실 지난 6월 문을 닫았던 이유도 석탄가루와 먼지 날림 등 주변의 민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태백 등에서 매일 30톤 트럭 4대가 석탄을 옮겨오다 보니 운반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전남도가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공장 재가동을 요청했고 공장 이전을 통해 민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병욱/전남도 에너지산업국 팀장 : "공장을 짓더라도 창고형으로 짓기 때문에 먼지도 안 나게끔 환경방지 시설도 완벽하게 갖추고 합니다. 환경 민원 같은 주민 수용성 문제, 이해관계자의 문제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직접 지원도 하고 있고요. 또 입주 예정 지역은 물론 석탄공사 등과도 이렇게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에너지 취약계층의 겨울을 책임지고 있는 연탄공장.
어려운 이웃들에게 꼭 필요한 온기가 돼주고 있습니다.
동절기 취약계층의 생계와 직결된 난방 연료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지자체의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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