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공항 주차료 안 낼래요”…청주공항 이용객 환승센터 점령
[KBS 청주] [앵커]
청주에는 카풀하는 장거리 직장인들이 한 곳에 모여 이동할 수 있는 무료 환승 주차장이 있습니다.
수백 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주차난이 심각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현장K, 윤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저녁 퇴근 시간이 되자, 차량들이 환승센터 주차장 안으로 진입합니다.
같은 방향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한 대의 승용차를 공유하는 이른바 카풀 차량이 모이는 청주 북부권 환승센터.
주로 청주에 거주하면서 진천이나 음성 등 북부권 직장인들이 각자 차량을 몰고 와 한 대의 차량으로 옮겨타고 이동하는 출퇴근 거점입니다.
그런데 주차장 주변 갓길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환승센터 이용객/음성변조 : "안에 (주차 자리) 없을 때는 갓길에 주차할 수밖에 없죠. (선생님, 몇 시에 출근하시는데요?) 여기서 한 5시, 6시 조금 넘어서. (새벽?) 네네."]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이곳을 오가는 버스는 중앙선을 넘나드는 곡예 운전을 해야 합니다.
그만큼 사고 위험도 큰 상황입니다.
[박종대/시내버스 업체 관계자 : "버스가 진·출입하는 곳이거든요. 여기가 버스들이 종점지고. 버스들이 마주치면 같이 왕래는 못 하고, 버스가 저기서 한참 기다렸다가. 사고 위험도 있고요."]
청주시 청원구 오동동에 위치한 북부권 환승센터는 200대 넘는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습니다.
하지만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장기 주차 차량이 자리잡으면서 빈자리를 찾기 힘듭니다.
[환승센터 이용객/음성변조 : "사실은 불편한 건 좀 불편하죠. 5일씩 계속 있는 차들도 있거든요."]
환승센터를 장기 주차 차량이 점령한 이유는 뭘까?
환승센터에 차량을 주차하고 택시를 기다리는 운전자에게 행선지를 물어봤습니다.
[환승센터 이용객/음성변조 : "(공항으로 가기 위해) 저희 택시가 지금 기다리고 있어요. (제주도 몇 박 며칠로 놀러 가세요?) 2박 3일이요."]
청주 공항의 하루 주차 요금은 1만 원.
하지만 청주공항에서 5km 거리에 있는 환승센터 주차장을 이용하면 6천 원 정도 택시 요금만 내고 장기간 주차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청주 북부환승센터는 장기 주차가 필요한 청주공항 이용객들에게 무료 대체 주차장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환승센터 이용객/음성변조 : "공짜로 세울 수 있는 공터 같은 곳 찾아보다가 블로그에서 많이 봤거든요. (공항) 올 때마다 매번 하고 있어요."]
환승센터 주차장에는 청주공항 이용객들을 실어나르는 택시가 밤 늦게까지 드나듭니다.
지금 시각은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저녁 7시를 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에 있는 차량들은 대부분 요지부동인데요.
인근 청주공항 이용객들의 차량으로 추정됩니다.
2017년 청주시는 90억 원가량을 들여 진천과 음성, 충주는 물론 경기도 안성과 이천 등 수도권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청주 북부권 환승센터에 무료 주차장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주차 꼼수가 늘면서, 청주시는 지난해 장기 주차를 자제해달라는 홍보 현수막을 설치했습니다.
효과는 미비합니다.
[청주시 관계자 : "주차장 법에 따라서 공영 주차장은 모든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홍보 정도로 그치는 선에서…."]
장거리 출퇴근 직장인을 위한 환승센터가 공항 이용객들의 장기 주차로 몸살을 앓는 상황.
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청주시는 갓길 주차 단속과 장기주차 방지 홍보에 힘쓰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뿐입니다.
KBS 뉴스 윤소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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