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자생식물 이야기〈15〉 털머위(Farfugium japonicum (L.) Kitam.)

2023. 11.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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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 꽃을 닮고 해안가에서 자라는 머위, 털머위
이동준(국립백두대간수목원)


지역에 따라
머구또는 머윗대라 불리는 머위는 오랫동안 우리나라 국민이 식·약용으로 널리 친근하게 활용해온 식물이다. 어린 잎은 데쳐서 무치거나 장아찌로 담궈나 쌈채로, 잎자루는 데쳐서 겉껍질을 벗긴 다음 초무침으로, 꽃차례는 튀김으로, 뿌리줄기는 약초로, 어느 한 부위 버릴 것 없이 두루 활용되고 있다.

머위 잎은 까실까실하면서 부드럽고, 꽃은 편평꽃차례로 작게 피며, 흰색 또는 연녹색 꽃이 두드러지지않게 다닥다닥 달린다. 주로 제주도, 울릉도, 남부지방의 산지와 길가 습지에서 자란다.

털머위 잎은 매끈하면서 가죽질로서 빳빳하다. 머위와 달리, 털머위 잎, 잎자루, 꽃대에는 연한 갈색 솜털이 밀생한다.

털머위 꽃은 산방 형태로 성글게 달리지만
, 곰취 꽃 처럼 크고 노란색 꽃이 달려서 전체적으로 화려한 느낌이 든다. 산야에서 주로 분포하는 머위에 비해, 해안가에 주로 분포하는 털머위는 갯머위로 이해하면 쉽게 전달이 되겠다.

염분이 많은 해안 환경에서 자라는 털머위 잎은 두터워지면서 가는 솜털이 밀생해서 염분을 견디는 쪽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털머위(Farfugium japonicum)는 국화과 털머위속에 속하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전세계적으로 일본, 중국에, 대만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울릉도, 남해안 등지에 주로 분포한다.

부엽질이 혼합된 토양에 습기가 충분한 반그늘에서 잘 자란다
. 잎자루가 긴 잎이 뿌리에서 모여난다. 꽃은 9~11월에 핀다. 머위가 뒤켠으로 물러난 9~11월에, 늦게는 12월에도 눈속에서 노란색 꽃을 피우는 것이 특색이다.

열매는 수과로
11~12월에 익는다, 뿌리줄기의 뻗음이 좋아서 번식이 잘된다. 짧고 굵은 근경 끝에서 수염 모양 잔뿌리가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울릉군 털머위 조경사례(백두대간수목원제공)

재배특성 및 번식방법

반그늘 내지 강광에서도 잘 자라지만, 상록성으로서 동절기 내한성은 낮은 편이다. 습기를 좋아하므로, 충분히 관수하고 다습하게 관리한다.

본래 남부지방에 주로 생육하는 식물이지만
, 중북부지방에서도 찬 바람을 막아주고, 낙엽, 왕겨 등으로 피복을 해주면 월동을 기대할 수 있다. 자생지인 남부지방에서는 상록성으로 겨울을 나지만, 중북부지방에선 10월말 정도로 개화가 약간 늦어지고, 겨울철에 지상부가 고사하여 이듬해 봄에 새 잎이 나온다.

낙엽수림 하부 등지에 식재하여 겨울철의 차고 건조한 바람을 막아주고 적적할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

배수가 잘 되는 사질토양에 부엽토를 섞어서 재배하는 것이 좋고, 강한 햇빛에서도 잘 자란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하고 환기 불량인 조건에 지하부 뿌리줄기가 취약하므로 지하부의 배수와 통기에 주의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지만, 충분한 시비를 통해 단기간에 쉽게 세력을 키울 수 있다.

털머위는 실생, 포기나누기, 뿌리줄기 삽목 등으로 쉽게 증식할 수 있다. 파종은 3~4월경, 포기나누기는 새순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 4~5월경에 해주는 것이 좋다. 뿌리줄기삽목을 할 경우, 뿌리줄기를 15내외로 잘라서 30간격으로 심는다.

이 때
, 싹이 1개 이상 뿌리줄기에 붙어 있도록 절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은 후 흙을 얕게 복토하고 말리면 새순 출현이 더디므로, 초기 습도 관리에 유의한다.

털오륙도 털머위 자셍지(백두대간수목원제공)

원예·조경용

다육질에 광택이 나는 큼직큼직한 잎, 곰취를 닮은 노란색 꽃차례,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건하게 자라는 성질, 겨울에도 푸르른 상록성 형질 등, 털머위의 관상가치는 널리 알려져있다.

실제로 남부지방의 도로 화단 조성이나
, 암석 경관 조성 등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 바닷가 암벽에 주인처럼 자리잡은 털머위 경관을 본따서, 암석정원 조성 등 바위와 어울리는 경관을 조성할 때, 정원 소재 식물로서 활용하면 좋겠다.
혹시 울릉도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 울릉군 도동읍 마을 길거리 가장자리에 털머위를 활용해서 조성한 수직정원을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약용

머위는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가래를 삭히고, 천식과 기침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항암, 항염, 항산화 기능도 보고되어 있다.

털머위 잎과 뿌리에는
pyrrolididinealkaloid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 물질은 간과 폐에 대한 독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잎이나 잎자루를 데쳐서 충분히 우려낸 다음 식용하는 것이 좋고, 한꺼번에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자생식물원에도 털머위가 식재되어 있다.

수목원 조성 초기에 대량으로 식재한 것이, 동절기 내한성 문제로 세력이 점차 약해져서 현재는 소량만 남아서 노란색을 꽃을 피우고 있다. 대량증식을 통한 보식으로 예전의 세력을 회복하고, 멀칭 등 유지관리로 해 마다 이맘때쯤 꽃이 귀한 시기에 노란색 꽃이 만발하는 수목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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