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숭바삭” 급식실 튀김로봇 등장…볶음로봇 이름은?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11.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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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팔을 가진 로봇이 급식실 한 켠에서 조각난 닭고기를 거침없이 끓는 기름통에 쏟아부었다.

조리과정을 견학한 이은영 서울영양교사회장은 "일 자체도 힘들고, 고령의 조리원이 퇴직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 구하기가 늘 힘들다"며 "급식 로봇 덕분에 인력난에 숨통도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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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급식로봇 첫 도입
튀김·볶음 등 고온조리 음식 맡아
급식실 노동자 폐 건강 악화방지
조희연 “인력 부족 학교서 확대”
22일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급실실에서 급식 로봇이 점심 식사를 조리하고 있다. 전국 최초 시범운영중인 급식로봇은 국과 탕, 볶음, 유탕 등 온도가 높고 위험했던 조리 업무를 사람을 대신해서 한다. 숭곡중학교에는 총 4대가 도입됐다.2023.11.22[이충우기자]
긴 팔을 가진 로봇이 급식실 한 켠에서 조각난 닭고기를 거침없이 끓는 기름통에 쏟아부었다. 화상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서일까. 기름에 넣고, 튀겨진 치킨을 트레이에 넣기까지 신속하고 정확한 움직임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치킨을 입에 넣은 학생회장 조형찬 군은 “아주머니들의 손맛이 안 들어갔는데도 맛있다”고 찬사를 보냈고, 부회장 한다희 양도 “예전에는 바삭함의 차이가 있었는데 이제는 전체적으로 다 바삭바삭하다”며 자못 진지한 평가를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에서 국내 첫 급식 로봇을 공개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으로부터 사업비 10억원을 지원받았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로보틱스의 도움을 받아 공동 개발한 급식 로봇 4대는 지난 8월부터 학생들의 점심밥을 책임지고 있다.

22일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급실실에서 급식 로봇이 점심 식사를 조리하고 있다. 전국 최초 시범운영중인 급식로봇은 국과 탕, 볶음, 유탕 등 온도가 높고 위험했던 조리 업무를 사람을 대신해서 한다. 숭곡중학교에는 총 4대가 도입됐다. [이충우 기자]
학교 이름을 따서 각자 ‘숭뽀끔’(볶음), ‘숭바삭’(튀김), ‘숭국이’(국·탕), ‘숭고기’ 등의 이름을 받은 로봇들은 이 날 메뉴중 갈비맛 양념통닭과 쇠고기탕국, 볶음밥, 김치볶음 등을 만드는데 투입됐다. 이들의 활약으로 오전 8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720인분의 식사가 차질없이 마련됐다.

그렇다고 기존에 있던 7명의 조리사와 영양사가 일자리를 잃은 것은 아니다. 조리과정을 견학한 이은영 서울영양교사회장은 “일 자체도 힘들고, 고령의 조리원이 퇴직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 구하기가 늘 힘들다”며 “급식 로봇 덕분에 인력난에 숨통도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급식 노동자 건강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만4000여명의 학교 급식실 종사자 중 54명이 조리 흄(조리 중에 발생하는 미세분진) 등으로 인해 폐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급실실에서 급식 로봇이 점심 식사를 조리하고 있다. 전국 최초 시범운영중인 급식로봇은 국과 탕, 볶음, 유탕 등 온도가 높고 위험했던 조리 업무를 사람을 대신해서 한다. 숭곡중학교에는 총 4대가 도입됐다.2023.11.22[이충우기자]
고온조리 음식들을 로봇에게 맡기며 건강 걱정없이 다른 업무에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로봇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라이다(LiDAR) 센서를 로봇에 탑재했다. 노동자들이 로봇 근처에 접근하면 로봇이 인지하고 작업을 멈출 수도 있다.

숭곡중의 김혜영 영양사는 “사람이 하면 기름 냄새에 힘들어서 밥도 잘 못 먹고, 처음 튀김과 나중 튀김에 차이가 있게 마련인데 로봇은 균질하게 잘 튀겨낸다”며 “세밀하게 잘 닦아줘야 한다는 점만 빼면 나무랄데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숭곡중에 근무하는 급식 노동자들을 조사한 결과 83%가 근무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또 86%는 기존 대비 25∼30% 업무가 경감됐다고 답했으며, 85%는 사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도 답했다.

현장을 살펴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숭곡중 사례를 가지고 시스템을 보완하면 다른 학교로 확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 같다. 조리 종사원 인력이 부족한 학교를 중심으로 고용 안정을 전제로 하고 급식 로봇이 도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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