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에… 거리에 때아닌 ‘초록색 낙엽’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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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은행나무 아래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보던 정모씨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흔히 은행나무잎은 노란색이라고 알고 있지만 정씨 말대로 바닥에는 녹색 은행나무잎이 가득했다.
최근에는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물든 마른 낙엽이 아닌 싱싱한 푸른 잎이 바닥 여기저기에 떨어진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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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이른 추위에 겨울 ‘착각’
엽록소 파괴 못한 채 나뭇잎 떨궈
지구온난화 따른 이상기온 주원인
제트기류 약해지며 찬 공기 침투
곤충 등 생태계 영향… 피해 키워
“초록색 낙엽, 이상하지 않아요?”
최근에는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물든 마른 낙엽이 아닌 싱싱한 푸른 잎이 바닥 여기저기에 떨어진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갑작스레 찾아온 한파로 급격히 낮아진 온도에 나무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푸른 잎을 떨궜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이 가져온 변화된 자연의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나무가 생존을 위해 가을에서 초겨울 사이 나뭇잎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한다. 겨울은 여름에 비해 낮(해)의 길이가 짧고 강수량이 적어 영양분이 부족하다. 나무는 영양분이 잎까지 도달하는 것을 막아 부족한 영양분으로 겨울을 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나뭇잎의 녹색 색소인 ‘엽록소’가 파괴된다. 엽록소가 파괴되면 색소에 가려져 있던 잎의 본래 색이 드러나며 잎은 노란색 또는 붉은색을 띠게 된다. 땅에 떨어진 낙엽의 색이 노랗거나 붉었던 이유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길거리에는 녹색 낙엽이 가득하다. 갑작스레 낮아진 기온에 계절을 겨울로 ‘착각’한 나무들이 엽록소를 다 파괴하지 못한 채 생존을 위해 나뭇잎을 떨궜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7도 이상 낮은 영하 1.9도였다.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체감기온은 영하 4.4도로 떨어지기도 했다. 1주 전(14.1도)과 비교하면 15도 이상의 기온이 갑작스레 떨어진 셈이다.
다만 초록색 낙엽이 지는 것과 관련해선 “갑작스럽게 변한 날씨로 기상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잎이 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늘진 지역에선 잎이 오랫동안 초록색을 유지하기도 한다”며 “도시에서 햇볕을 잘 받지 못한 나무는 초록 잎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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