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윤동주 시 읊고…윤 대통령, 세익스피어 소네트로 화답(종합)

나연준 기자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11. 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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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21일(현지시간) 국빈 만찬에서 각각 셰익스피어와 윤동주 시를 인용하며 상대국을 향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첫 국빈 초청을 받은 것에 관해 "모든 준비와 환대는 영국이 한국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왕께서 즉위하신 이후 영국은 더욱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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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피 나눈 혈맹…미래 함께 못할 이유 없다"
이재용·구광모 총수 총출동…블랙핑크 참석 눈길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1.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런던·서울=뉴스1) 나연준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21일(현지시간) 국빈 만찬에서 각각 셰익스피어와 윤동주 시를 인용하며 상대국을 향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버킹엄궁 연회장(Ball Room)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첫 국빈 초청을 받은 것에 관해 "모든 준비와 환대는 영국이 한국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왕께서 즉위하신 이후 영국은 더욱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두 나라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라며 "한국은 1883년 유럽 국가 중 영국과 최초로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해 그동안 변치 않는 단단한 우정을 쌓아 왔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런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영국 참전용사들과 만난 점을 언급하며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라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영 양국은 이제 디지털 혁신국가로서 새로운 AI(인공지능) 디지털 규범을 정립하기 위한 국제사회 논의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며 양국 간 협력 강화와 미래 지향적 관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학창시절 세계적인 영국 록 밴드인 '비틀스'와 '퀸', 싱어송라이터인 '엘튼 존'에 열광했으며, J.K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한국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가 영국인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BTS와 영국 콜드플레이가 함께 부른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는 전 세계 청년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며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를 마치면서 "영국, 내 아름다운 친구여, 그대는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며 건배를 제의했다.

윤 대통령 건배사는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소네트104(To me, fair friend, you never can be old)에 영국을 추가한 것이다.

찰스 3세는 앞선 만찬사에서 "버킹엄궁에 오신 것을 환영하게 돼 아내와 저에게 큰 기쁨"이라며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환대했다.

이어 시인 윤동주의 '바람이 불어'의 문구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를 인용하며 "한국이 격변 속에서도 자아를 지킨 것은 윤동주 시인이 광복 전날 사망하면서도 이처럼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찰스 3세가 많은 역사의 풍상 속에서도 존재감을 지키며 발전할 수 있었다고 우리 현대사를 칭찬했다"며 "우리 정상도 셰익스피어 문구를 인용하면서 영국의 현재 모습, 그리고 양국이 펼쳐갈 미래 우정에 대해 시적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이날 만찬에는 양국 귀빈 17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정부 주요 인사를 포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또 세계적인 K-팝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 제니, 지수, 리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만찬상에는 수란과 시금치 퓨레로 만든 타르트렛, 셀레리악 크로켓과 칼바도스 소스를 곁들인 꿩 가슴살, 샐러드, 망고 아이스크림 등이 올랐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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