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위성 커넥션… 푸틴은 김정은에게 무엇을 선물로 줬나

문재연 2023. 11. 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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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세 차례 시도 끝에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성공이라고 발표하자 한미일 당국은 러시아의 지원 수위에 주목하고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22일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기술은 북한이 충분히 갖춘 상태"라면서 "현 단계에서 어떤 지원이 이뤄졌는지 판단은 어렵지만, 위성에 탑재된 광학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촬영을 송수신할 수 있다면 러시아로부터 기술적 자문이나 장비든 어떤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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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위성 기술 협력, 추정 어려워
궤도 진입 후 초기영상 해상도 및 
송수신 시스템 관련 지원 가능성
구소련 및 러시아 탄도미사일 기술이 북한에 유입된 대표 사례. 그래픽=송정근 기자

북한이 세 차례 시도 끝에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성공이라고 발표하자 한미일 당국은 러시아의 지원 수위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이후 초기운용 역량과 영상의 해상도를 분석해 봐야 러시아의 구체적인 조력 내용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궤도 진입 기술은 갖춰…초기운용·영상 해상도서 러시아 지원 여부 판별될 듯"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22일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기술은 북한이 충분히 갖춘 상태"라면서 "현 단계에서 어떤 지원이 이뤄졌는지 판단은 어렵지만, 위성에 탑재된 광학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촬영을 송수신할 수 있다면 러시아로부터 기술적 자문이나 장비든 어떤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도 "북한이 지난 2차 위성 발사 실패 당시 하드웨어 변경이나 설계 변경 등과 같은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면 11월 재발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북러 정상회담 후 러시아 엔지니어가 북한에 들어가 북한이 분석한 발사 실패 원인을 협의하고 이를 러시아가 확인 및 검증하는 차원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위성 궤도 진입 기술이 과거보다 진일보했다는 것은 지난 5월과 8월 군사정찰위성 발사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추진체 '천리마-1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과 마찬가지로 새로 개발한 '백두산 엔진'을 탑재했다. 권 교수는 "북한이 위성을 쏠 때 중국을 향해 쏘다가 방향을 틀도록 했다"며 "한국과 미국이 추진체를 인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데, 이 정도면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없어도 관련 기술적 진전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항공우주기술총국 간부진 기념사진에 러시아인 추정 인물 등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총비서와 작업자들이 함께 찍은 단체 사진에서 러시아 기술자로 보이는 인물이 포착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렇다고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21일 밤 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 현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간부들이 찍은 단체 기념사진에는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명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실제 러시아에서 파견된 기술진인지 단정할 수 없지만, 러시아가 위성 개발을 도왔다는 군 당국과 국정원의 평가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 9월 13일) 북러 정상회담 이전에도 북한 백두산 계열(80톤급 액체연료) 엔진의 기반이 러시아로부터 (해킹 등을 통해 북한에) 들어왔다"며 "정상회담 후에는 러시아 기술진이 들어온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기여했는지에 대해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위성 발사 직후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장 센터장은 "(위성 분야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면 북한이 독자 개발하기 어려운 센서 등 하드웨어 제작 기술을 지원받는 방식이나 해외구매 대행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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