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급식로봇, 180도 기름서 치킨 ‘뚝딱’… 사람 다가오자 멈춰

윤준호 2023. 11. 2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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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조리실.

2가 넘는 '급식로봇'이 180도의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튀겨진 치킨을 건졌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월 전국에서 최초로 숭곡중에 도입된 급식로봇을 공개했다.

급식로봇은 서울시교육청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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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국내 첫 도입 현장 공개
숭곡중서 급식로봇 4대 조리 시연
고온 불앞 조리흄 노출 요리 담당
교육청, 교내 급식실 종사자 설문
83% “근무 여건 개선 도움” 응답

22일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조리실. 2가 넘는 ‘급식로봇’이 180도의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튀겨진 치킨을 건졌다. 건진 치킨을 몇 차례 흔들어 기름을 털어내고 배식통에 담았다. 조리원이 로봇이 튀긴 치킨의 조리 상태를 확인하고는 만족한 듯 웃었다. 로봇에는 사람이 접근하면 센서가 동작을 감지해 속도가 느려지거나 멈추는 등의 안전장치도 장착돼 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월 전국에서 최초로 숭곡중에 도입된 급식로봇을 공개했다. 총사업비 10억원이 들어간 급식로봇 4대는 학교명 앞 글자와 각 로봇의 역할을 합쳐 ‘숭뽀끔’, ‘숭고기’, ‘숭튀김’, ‘숭국탕’이라고 이름 지어졌다. 이들 로봇은 뜨거운 불 앞에서 장시간 조리흄(기름을 사용해 볶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때 배출되는 가스)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볶음, 튀김, 국 만들기 등을 맡고 있다.
메뉴만 입력하면 알아서 요리하는 로봇 22일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급식실에 전국 최초로 시범 도입된 급식로봇이 조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앞줄 왼쪽 첫번째)과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두번째)이 급식실 한쪽에서 로봇을 지켜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이날 점심 메뉴는 갈비맛 치킨과 쇠고기탕국, 볶음밥이었다. 아침마다 그날의 급식 메뉴를 입력하면 로봇이 그에 맞춰 조리한다. 로봇과 조리사·영양사 7명이 오전 8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함께 총 720인분의 식사를 만든다. 조리원이 음식 재료를 손질하면 로봇이 이를 튀기고 끓이고 볶았다.

급식로봇은 서울시교육청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했다. 학교 급식 조리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안동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교육사업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급식로봇 도입으로 튀김의 경우 조리흄에 노출되는 시간이 92.4%, 무거운 재료를 들고 넣는 등 근력을 사용해야 하는 횟수는 63.8%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로봇 도입보다 앞서 해결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동안전국장은 “폐암을 막으려면 조리흄을 외부로 배출할 수 있는 국소배기장치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동화가 고용감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현재 전반적으로 조리원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고 감축을 검토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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