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비하·여성 비하…민주당 ‘승자의 오만’ 어디까지

강재구 2023. 11. 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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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청년 비하' 펼침막 문구 논란에 이어 최강욱 전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 등 잇따른 설화로 초비상 상황에 처했다.

당 내부에서도 징계 요구가 빗발치자, 지도부는 22일 최 전 의원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최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비상징계를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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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 민주당의 길]“암컷 설친다” 최강욱 비상 징계 등
잇단 설화에 지도부 고개 숙였지만
“혁신도 없고 총선 절박감도 없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비하’ 펼침막 문구 논란에 이어 최강욱 전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 등 잇따른 설화로 초비상 상황에 처했다. 당 내부에서도 징계 요구가 빗발치자, 지도부는 22일 최 전 의원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거듭된 설화를 두고 당 안팎에선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긴장을 잃고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최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비상징계를 의결했다. 전날 조정식 사무총장이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국민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며 경고에 나선 지 하루 만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인사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기강의 해이함이 드러나고 있는데, 일련의 상황은 당에서 볼 때 부담이고 큰 위기”라며 “당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엄정 대처해야 한다는 게 최고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원내대표인 제 책임이 가장 크다”며 사과했다.

이날 당 지도부가 이례적으로 일벌백계에 나선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이어 터진 설화 논란이 장기화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의원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비유하면서 “동물농장에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것은 잘 없다”고 말해 비판을 불렀다. 이어 허영 의원은 21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를 마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식(의석수 계산법)을 아는지’ 묻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말에 “국민은 산식을 알 필요 없다”고 답하며 설화를 자초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7일 민주당은 전국 시도당 위원회에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게재하라는 공문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에 당 내부적으로 총선 위기감이 사라진 채 오만에 빠진 게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보궐선거 승리 뒤 당은 아무런 혁신에 나서지 않았다. 총선 4개월여 남기고 혁신 과제가 없으니 절박함도 없고 당 전체가 느슨해지면서 자만과 오만에 빠져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보궐선거 승리를 너무 확대해석하지 않고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했다”며 “지도부가 사과할 정도의 일이 자꾸 발생하는데, 당내 각성과 긴장감을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가 청년층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준다며 ‘3만원 청년 패스’ 정책 간담회에 나섰지만 이 행사도 청년·여성 비하 논란 속에 빛이 바랬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렇게 과도한 막말 대행진을 벌이는 것이 상식 있는 정당인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당 지도부부터 막말 릴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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