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 성공"… 韓-美, 군사 분계선 감시·정찰 재개

김미경 2023. 11. 2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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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英서 긴급 NSC 상임위 주재
정부,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
신원식 "정상궤도 진입 1차평가"
북 "美괌 기지 촬영사진 받아봐"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북한의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고공정찰기 U-2S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안보당국이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조항 효력정지로 대응했다. 이에 따라 9·19합의에 따라 중지됐던 군사분계선(MDL) 인근 대북정찰이 22일 오후 3시 재개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9·19 남북군사합의서 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즉시 의결안을 재가했다.

1조 3항은 2018년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모든 기종들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내용이다. 고정익항공기(날개고정)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동부지역 40㎞, 서부지역 20㎞, 회전익항공기(헬리콥터 등)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0㎞로, 무인기는 동부지역 15㎞, 서부지역 10㎞로, 기구는 25㎞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에 의거해 국가안보 등에 중대사안이 발생할 경우 대통령은 남북간 합의서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한 총리는 북한의 위성 발사 후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곧바로 국무회의를 진행해 효력정지 안건을 처리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효력의 일부를 정지하고자 한다"며 "우리 국가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자 최소한의 방어 조치이며, 우리 법에 따른 지극히 정당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직접적 도발"이라며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영국 현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향상에 그 목적이 있으며,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조치"라며 '적법 절차에 따른 대응조치 추진'을 지시했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여러 차례 9·19 합의를 위반했고, 이번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해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국방부는 9·19 합의서의 비행금지구역 조항이 효력 정지된 후 MDL 일대 대북정찰 작전과 비행 훈련을 정상화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조3항 효력정지로 공중자산들이 감시정찰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정부 절차를 거쳐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효력정지는 북한에 통보를 한 뒤 발휘되나 현재 남북 통신선은 중단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북측에 통보하려고 (접촉을) 시도했지만 통신선들이 원활이 작동이 안되고 있다. 예상컨데 북한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국민들께 설명드린 것으로 북측 통보를 갈음한다"면서 "북한이 알도록 통보하는 것인데 현재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효력정지 기한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남북간 신뢰가 정착될 때까지다. 통일부 관계자는 "효력정지 기간은 안보위협이 해소될까지라고 봐달라"고 말했다.

한미일의 정보공유와 관련해서는 "북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정보공유 문제는 막바지 단계다. 12월 중에 상시 가동되도록 최종 마무리 작업 중이라 이번에는 아직 아니다"라며 "성공여부는 지상 교신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21일 밤 발사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 1호'가 내달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만리경 1호'가 앞으로 7∼10일간의 '세밀조종공정'을 마친 뒤,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하게 된다"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날 오전 9시 21분 수신된 태평양 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 미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의 주요군사기지 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들을 봤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통신이 공개한 관제소 사진에는 괌과 태평양, 한반도가 포함된 지도 이미지가 포함된 대형 현황판의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통상적인 위성 사진과 달리 컬러 이미지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만리경 1호'가 촬영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22일 평가했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11월 21일 발사한 소위 '군사정찰위성'은 비행 항적 정보와 여러 가지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성체는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합참은 "그러나,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 판단에는 유관 기관 및 한미 공조 하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관련 질문에 "정상궤도 진입한 것으로 1차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과 정보당국은 기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정밀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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