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넘어갈 줄 알면서…황당한 수목장 계약
[KBS 광주] [앵커]
돌아가신 가족을 수목장에 모셨는데 2년도 안 돼 묘지를 이전하라고 하면 황당하겠죠.
실제 함평의 한 수목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어떤 사정인지, 손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명순 씨는 지난달 가족들을 모신 수목장이 경매로 주인이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새 주인은 수목장에 묘비석을 철거하고 나가라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천 5백만 원을 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 아내까지 돌아가신 가족 5명을 수목장에 모신 임 씨는 황당합니다.
[임명순/수목장 이용 유가족 :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거예요. 불편하고 불안하고요. 아니 진짜 불도저로 뭉개버리면 어떻게 할까 그런 생각 들고..."]
임 씨가 수목장 이용을 계약한 것은 지난해 1월.
2억 원대 근저당이 잡힌 수목장은 이미 당시 가압류 상태였습니다.
제가 이곳을 둘러봤더니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묘비석들이 많았는데요.
경매개시 결정을 받고 압류를 불과 2주 앞둔 시점에 조성된 곳도 있습니다.
[수목장 대표/음성변조 : "미처 고지를 하지 못한 부분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처벌이 있다면 저희가 받을 생각도 있고..."]
새 주인은 묘비를 옮기라고 하는데 유골을 장지에 뿌린 유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입니다.
사용권을 두고 분쟁이 예상되지만 함평군은 종교단체나 공공 법인이 아닌 개인이 현재 면적의 수목장을 운영할 수 없다며 기존에 난 허가까지 취소할 예정입니다.
[함평군 노인복지팀 관계자 : "경매로 소유권이 지금 이전이 된 상태잖아요. 그러면 허가권까지 넘어간 거는 아니거든요. 그 개인한테. 그래서 현재 종교단체 ○○기도회가 폐지를 해주셔야 돼요."]
수목장 계약자는 최소 240여 명.
비슷한 피해를 막기 위해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운영 업체가 믿을 만한 곳인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손민주 기자 (ha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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