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넥타이色으로 초심 새기는 위기의 금융사 회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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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들의 넥타이 색이 회사의 시그니처(특징)가 됐다.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압박과 어수선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금융지주 회장이 착용하는 넥타이 색깔만은 한결같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매일 아침 회사의 브랜드색이 담긴 넥타이를 매며 초심(初心)을 되새기고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에는 줄곧 파란색 넥타이만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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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밝은 초록색으로 착용
진옥동·임종룡은 파란색 고집
힘든 환경속 브랜드 가치 제고
금융지주 회장들의 넥타이 색이 회사의 시그니처(특징)가 됐다.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압박과 어수선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금융지주 회장이 착용하는 넥타이 색깔만은 한결같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매일 아침 회사의 브랜드색이 담긴 넥타이를 매며 초심(初心)을 되새기고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은 노란색, 신한·우리금융은 파란색, 하나금융은 초록색이다.
지난 21일 취임식을 가진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노란색 넥타이로 주목을 받았다. 윤종규 전 회장이 9년간 교복처럼 착용했다는 색상이다. 윤 전 회장은 이를 통해 매일 같은 마음으로 출근길에 올랐다고 한다. 국내 '리딩금융'인 KB금융을 이끌게 된 양 회장도 윤 회장의 그 마음을 이어받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KB금융의 노란색은 따뜻한 색으로 분류된다. 포근한 상생금융 이미지와도 부합한다. 그래서인지 양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상생금융에 대해 "KB금융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곳인 만큼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파란색 넥타이를 즐겨 맨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에는 파란색만을 고집하진 않았다.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에는 줄곧 파란색 넥타이만 착용하고 있다.
파란색은 바다와 하늘 등 자연이 선물한 색이다. 이를 활용한 파란색의 넥타이는 청렴한 금융인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다만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지점 간판은 파란색 외에도 민트색, 오렌지색 등 다양한 색을 입힌 적 있다. 주변 분위기와 상황에 맞는 혁신적인 시도다. 행장시절 다양한 시도를 했던 진 회장은 파란색으로 청렴하고 깨끗한 금융그룹의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
임 회장은 회장으로 발탁된 초창기에는 공식석상에서 넥타이 색을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란색 넥타이를 고집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관출신으로서 우리금융의 시스템에 안착했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넥타이 색은 초록색이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당시 하나은행의 로고를 상당부분 따랐고, 초록색을 활용한 브랜드 이미지가 굳혀졌다. 초록색은 눈에 편안한 색이다. 영업 성공신화를 쓴 함 회장에 대해 업계에선 '고객을 우선한 영업력'을 떠올린다. 초록색 넥타이 역시 고객 시선을 우선한 하나금융의 이미지로 굳혀지고 있다.
한때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 총재의 넥타이 색깔이 주목을 받았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인 한은 총재가 착용하는 넥타이 색깔이 금리 방향을 점치는 신호로 읽히곤 했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의 넥타이 색깔이 붉은색 계열이면 '인상'을, 푸른색 계열이면 '인하'나 '동결' 예상한다. 과거 김중수 전 한은 총재 시절에는 이각은 해석이 대체로 들어맞았다. 이주열 전 총재 역시 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통위에서 녹색이나 파란색 계열 넥타이를 메고 참석하곤 했다.
이창용 현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통위 당시 하얀 바탕에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싯구가 검은색 글씨로 적힌 넥타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고금리에 고통 받을 대출자를 위로하기 위한 의미냐'는 질문에 "좋아하는 넥타이를 매고 왔다. 하지만 그 해석이 더 좋아 (해석을) 받아들이겠다. 금리를 빨리 안정화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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