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로 23일 국회 본회의 무산···30일·1일 개의에도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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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1.09.

여야가 안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3일 국회 본회의는 열리지 않게 됐다. 국회의장실에서는 오는 30일과 12월1일 이틀간 국회 본회의를 여는데 여야가 의견을 모았다고 밝힌 반면 여당은 "예산안이 처리돼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최만영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진표 국회의장 및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비공식 회동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최 수석은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30일, 12월1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했다"며 "이 본회의에서 법률안과 함께 예산안 법정 시한이 있으니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처리가 합의된다는 전제하에 11월30일, 12월1일에 연다 정도로 (합의됐다)"며 "예산안이 그 때까지 안되면 11월30일에 (본회의를) 여는 것 자체도 다시 한 번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동 결과 내일 본회의는 개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30일, 12월1일 본회의는 예산안 처리 상황을 감안해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장과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에서 마치 예산안 처리가 안되면 (본회의가) 안 열린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의장께서 11월30일, 12월1일 본회의 개최는 나에게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탄핵안(탄핵소추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11월30일 탄핵안 보고, 12월1일 처리에 대해서는 의장이 약속된 본회의 일정이니 처리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가 언급한 탄핵안이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 9일 이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지만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탄핵안을 철회하고 오는 30일과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이를 재추진한다고 밝혔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원내지도부가 안건 합의에 실패하면서 23일 당초 개의가 예상됐던 본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르면 23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클럽 관련 특별검사, 이른바 '쌍특검' 법안을 상정해 처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처리할 경우 정상적인 본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아직까지 (민주당과) 안건 협의를 하지 않았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안건 협의를 해보겠다"고 밝혔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 처리가 불발된 것도 23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게 된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야 법사위 위원들은 이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탄핵안) 등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웠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양당 간사간 합의된 의사 일정이 그대로 이행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법사위 내부 문제가 아니고 내일 본회의 안건과 관련된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 여파로 법사위 전체회의가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원내지도부 누군가가 23일에 탄핵안을 다시 발의한다는 언론보도도 있다"며 "그러니 여당 원내대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 이러한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법사위 산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은 결국 탄핵안이 상정될까 두려워 오늘 법사위를 일방적으로 틀어막은 것"이라며 "법사위가 이동관 방통위원장의 방패인가. 국민의힘은 앞으로 국민들 앞에서 더 이상 민생 운운하지 말라"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