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외국인 근로자 ‘주거 사각지대’
상당수 주택 아닌 건물에 기거… 공공임대 등 대안 모색
국내 외국인 인구가 2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조립식 패널 건축물, 고시원 등 주택이 아닌 곳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은 정책 사각지대에 있어 맞춤형 주거 환경 정책 필요성이 대두된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은 총 224만5천912명으로 총인구 대비 4% 수준이다. 이 중 외국인 비중이 도시 인구 대비 5%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5개시(안산·시흥·포천·화성·안성)는 모두 경기도에 위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산 산업단지 근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8월14일부터 9월15일까지 주거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연립·다세대)에서 타인과 함께 거주(66.9%) 중이지만, 14%는 주택이 아닌 조립식 패널 건축물이나 고시원 등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 중 90% 이상은 LH와 공공임대 주택을 알지 못했으며, 주거지를 구할 당시 상담 등 서비스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주거지원 정책은 회사 기숙사 및 임대주택 등 현물지원(회사 지원 거처 응답자의 41.6%), 임대료 등 현금지원(회사 미지원 응답자 54%)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의 주거 환경은 더 열악했는데, 이들에게 제공된 기숙사 중 48.4%는 농지법 또는 건축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LH는 외국인 근로자 주거지원 모델 안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LH가 공공임대 주택 공급, 사업체와 임대계약을 체결하면 사업체는 입주 외국인을 선정 및 관리하며 임대료를 내게 된다. 이때 경기도와 지자체는 사업체 기숙사 행정 기준과 법적 지원, 주거복지 통합 지원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관련해 LH 경기남부지역본부(본부장 권세연)는 22일 토지주택연구원(원장 김홍배)·경기연구원(원장 주형철)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 주거 실태와 주거 안정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주거실태는 이러합니다: 직·주 여건과 경기도형 해법’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은 김홍배 토지주택연구원 원장을 좌장으로, 김대순 안산시 부시장, 이만형 충북대 교수, 진장익 중앙대 교수, 김성연 화성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경석 경기도 외국인 인권지원센터 소장, 이호준 인천경기기자협회장이 참여,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 관련 열띤 토론을 펼쳤다.
권세연 LH 경기남부본부장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은 상황에서 이들의 주거 현실을 파악하고, 정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세 기관이 함께 심도 깊게 논의하고자 한다”며 “실천가능한 수단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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