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퍼스티지 +20%, 아리팍 -5%···내년 보유세 인근 단지별 격차 클 수도

심윤지 기자 2023. 11. 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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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1일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해와 동일한 69%로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경향신문이 22일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이 시뮬레이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유세 부담이 늘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남의 15억 이상 고가 주택도 내년도 보유세 상승률은 단지별로, 평형별로 제각각이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성동훈 기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를 소유한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1889만원에서 내년 1791만원으로 98만원 줄어든다. 변동률은 -5.35%다. 반면 같은 단지 다른 평형은 오히려 보유세를 더 내게 될 수 있다. 전용 84㎡ 1주택자가 내야 할 보유세는 1078만원에서 1128만원으로 5.3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 다른 단지들과 비교해도 차이가 났다. 아크로리버파크 맞은편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보유세는 830만원에서 1040만원으로 28% 상승했다. 반면 ‘반포자이’ 전용 84㎡ 보유세는 882만원에서 886만원으로 0.82% 상승하며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었다. 11월 기준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전용 84㎡ 의 실거래가는 각각 33억5000만원, 33억, 29억5000만원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공시가격은 매년 1월1일 조사자가 입력한 ‘적정가격’이다. 내년도 공시가격 추정치는 11월 네이버부동산 하한가(시세)에 15억원 이상 고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인 75.3%를 곱해 계산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보유세 추정치는 소유자 연령 50세, 보유기간 2년, 세액공제를 받지 않았다는 전제로 계산했다.

같은 조건을 적용했음에도 단지별로 보유세 변동이 제각각인 이유는 공시가격 산출 방식이 그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해 75.3%의 현실화율을 적용할 것을 목표치로 제시했지만, 실제 현실화율은 개별 단지들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거래량이 많은 단지일수록 현실화율이 높게 나타난다.

우 부지점장은 “보유세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단지들은 직전해에 다른 단지들보다 현실화율이 높게 반영됐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내년도 보유세가 감소되는것으로 전망되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12㎡의 2022년 공시가격은 36억4600만원, 당시 시세는 약 45억원 정도였다. 현실화율을 역산하면 약 81%정도로, 반포자이(72%), 래미안 퍼스티지(78%) 등 다른 아파트보다 높은 편이다.

즉 공시가격이 이미 인근 단지 대비 많이 올라있는데다, 거래량이 적어 시세 상승폭도 크지 않았다면 보유세 부담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거래량이 많고 그만큼 가격 변동성이 컸던 단지들은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는 내년도 보유세가 올해 대비 50%,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실거래가 상승률이 저조한 지방의 공시가격 하락폭이 서울보다 더 클 가능성이 크다. 보유세 감소폭도 그만큼 클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올해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이라도 입지가 좋은 주택만 거래되는 ‘양극화’ 현상이 극심했던만큼, 내년 4월 공시가격 공시 이후 주택 소유자들의 ‘이의신청’이 늘어날 수 있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디지털건축도시공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은 세금을 매기기 위한 적정가격을 추정한 값으로,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100% 일치할 필요는 없다”며 “현재 공시가격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시세가 유사한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의 현실화율 차이가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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