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이모님, 이제 식당서 일한다…E-9 비자도 취업 허용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고용허가업무를 보는 외국인 [사진=연합뉴스]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음식점에 앞으로 비전문취업비자(E-9)를 가진 외국근로자도 일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현재는 해외동포만 취업이 가능했던 외식업을 고용허가제 가능업종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1차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방안을 담은 ‘민생규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의 불편·부담 규제 50건와 중소·소상공인 규제애로 사항 117건을 포함해 총 167건이다.

외식업 분야에 투입하는 E-9 쿼터는 초기 3000명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1만명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시범사업 성격으로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

2004년에 도입한 고용허가제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비전문취업비자(E-9)와 방문동포 비자(H-2)를 발급하고 있다. 이 중 E-9 비자 소지자는 농축산업, 어업, 제조업, 건설업, 일부 서비스업처럼 한국인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업종에서만 일할 수 있다. 올해 전체 쿼터는 12만명이다. 정부는 이같은 기피 업종에 외식업을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H-2로 입국한 재중 동포를 비롯한 해외 동포들은 지금도 식당에서 일할 수 있어, 이번 규제 혁신의 수혜는 동남아시아 출신을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받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외식업계에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을 확대해왔다. 올들어 H-2 비자 소지자의 취업 가능업종을 음식점업 전체로 확대했다. 이전까진 한식, 외국식, 간이음식점에서만 일할 수 있었다. 유학(D-2) 비자를 받은 유학생이 주중에 시간제로 일할 수 있는 시간도 늘렸다. 여전히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불만이 나오자 아예 E-9 비자를 손질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민생규제 혁신방안에는 콘택트 렌즈 온라인판매 허용도 담겼다. 그동안 일회용 콘택트 렌즈는 안경점을 방문해 직접 구매하거나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매해야했다. 1979년부터 60ml로 규정돼 있던 해외여행자 향수 면세한도도 100ml로 높아진다. 또 국유림에서도 꿀벌을 키울 수 있게 되고 유효기간이 만료된 온누리상품권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