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에서 25년 살았더니 내 집?” 공짜집 생긴 사연 알고 보니
[왕개미연구소]
“25년 거주하면 2층짜리 단독 주택을 무상으로 드립니다.”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일본 지방 도시의 파격적인 주택 정책이 화제다. 일본 도쿄역에서 고속버스로 90분 걸리는 이바라키(茨城)현의 사카이마치(境町)가 그 주인공. 인구 2만4000명인 작은 도시이지만,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 사이에선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라고 입소문이 났다. 자녀 보육료, 급식비, 의료비, 원어민 영어교육 등이 전부 무료인 것은 물론이고, 널찍한 2층 단독 주택까지 공짜로 주기 때문이다.
사카이마치가 제공하는 무상 주택은 낡고 허름한 빈 집이 아니라, 미국의 단독 주택 단지를 본 따서 깔끔하게 지은 단독 주택이다(아래 사진 참고). 타 지역에서 살고 있는 육아(18세 미만 자녀) 세대 혹은 신혼(5년 이내) 부부가 대상이다. 소득은 가계 기준 15만8000엔(약 138만원) 이상이면 된다. 지금 당장은 월급이 많지 않아도 앞으로 소득 증가가 예상된다면 입주할 수 있다.
입주자는 새 집에서 25년간 월세(5만8000엔·한화 50만6000원)를 내고 살면, 집과 토지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내 집처럼 편안하게 살 수 있지만, 고정자산세(한국의 지방세)와 화재보험료, 수선충당금 등의 부수적인 지출은 일절 없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주택수당(월세보조) 제도도 이용 가능하다.
사카이마치는 지난 해 ‘25년 살면 내 집 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최초로 신축 주택 17곳의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몰리면서 금방 마감됐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가 대부분 이주해 왔고, 생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도쿄로 출퇴근하거나 통학하는 주민들을 위해 하루에 8회 왕복 고속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지금은 내년 봄 완공 예정인 신축 주택 22곳의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방이 3개고, 주차도 2대나 할 수 있어 쾌적하다.
사카이마치의 이주 정책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인 편이다. 네티즌 A씨는 “25년 후에 공짜 주택을 받기 위해 월세는 내야 하지만, 신축인데도 시세 대비 임대료가 싸고, 보증금이나 중개 수수료, 주택 대출이 필요하지 않고, 언제든지 원하면 퇴거할 수도 있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아무리 지방이라도 신축 주택은 2000만~3000만엔은 줘야 하는데, 대출 이자 부담도 없이 1740만엔에 집 한 채가 생기는 것이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면서 “기차역이 없고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정보현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우리나라도 젊은 세대를 위한 주거 복지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무상 주택에 대한 수요는 충분할 것 같다”면서 “다만 지금 당장은 3기 신도시나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주택 공급과 관련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서 먼 미래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잡기 해법 된 ‘공짜집’
아직 한국에선 일본처럼 도시에서 지방으로 이주해 오는 젊은층에게 집을 공짜로 주는 곳은 없다. 하지만 올해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주거비 지원 제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선 전남 화순군이 ‘1만원 임대주택’의 100호실 입주자를 모집해서 만실(滿室)을 이뤄냈다. 주민등록을 화순군에 두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청년과 신혼부부들을 모집했는데, 경쟁률이 최대 34대 1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최소 2년 계약인데, 6년까지 살 수 있다.
전남 신안군도 귀촌 가족에게 월 1만~15만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주택(압해읍)을 제공했는데, 최근 총 19호가 새 주인을 맞이했다. 타지에서 이사 오는 사람들이 대상으로, 최장 4년까지 살 수 있다.
전남 나주시도 ‘0원 임대주택’ 30호의 청년 입주자 모집을 최근 끝냈다. 나주시가 임대 보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입주자는 아파트 관리비만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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